재단측 “현관 유리창문 파손 및 불법 침입 지시 아냐”

유치권자가 점거하고 있던 아산 한사랑병원 현관 유리창문을 부수고 불법 침입했던 사건이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영서의료재단측(이하 재단)이 재물손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 유치권자가 경찰에 주장했던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 장시간 대치상황을 방관했던 경찰의 수사행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재단은 지난 7일 오전8시50분께 약 40명의 용역인력을 파견해 한사랑병원 입구 유리창문 등 재물을 파괴하면서 불법 침입, 10시간 대치했다.

당시 침입했던 용역 인력은 지난 7월초 재단과 계약한 공사업체(철거, 설비, 전기) 관계자들로, 이들은 계약했던 공사완료 시일이 다가옴에 따라 침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측은 침입한 경위 관련 “경매 낙찰로 소유권 확보 뒤 유치권자에 대해 협상 시도 및 병원내 침수된 기계실, 지하 1층 주차장, 엘리베이터와 터져버린 배관 등 응급조치만이라도 협조를 구했으나 이를 거부해 협상이 더이상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에반해 유치권자는 “부동산인도명령 등 법정소송이 현재 진행형인데 강제로 용역인력을 통한 불법 침입은 법을 무시하고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술수다”며 “유치권 및 응급조치 공사 관련 협상 해 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유치권자가 경찰에 재물손괴 및 불법 침입한 혐의를 주장했지만, 경찰은 ‘소유권과 유치권자의 민사문제로 난감하다’는 입장만 고수해 장기간 대치했던 것과 관련 소유권자인 재단도 재물손괴는 모르쇠로 일관해 또다른 사건으로 비화되고 있다.

다시말해 유치권자가 재물손괴 및 불법침입에 대해 신고한 현장에서 경찰은 10시간동안 방관하다 유치권측 변호사가 항의하고 재단측 법무 관계인이 재물손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자 뒤늦게 ‘경찰본부 법무팀의 지시였다’고 해명하며 발뺌한 꼴을 보여준 것이다.

유치권자 M사 관계자는 “재물 손괴 및 불법 침입한 혐의가 경찰본부 법무팀의 상급기관까지 허락받아야 하는 사건이냐”며 “아산경찰서장도 현장에 왔었는데, 재단의 입장만 고수하는 편파적 수사 이유는 무엇인지, 차후 소유권자측이 모르쇠로 말바꾸니 아산서 정보과장은 ‘우리가 용역인력들 침입시켰나? 정보과라 수사권 없다’고 오히려 역성을 내는 등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재단은 “7월초 계약한 공사업체에 ‘계약했으니 빨리 공사해라, 아니면 다른 업체 선정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는데 업체측에서 용역 인력을 고용해 창문을 부쉬고 했던 것 같다. 지시한 것은 아니고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이는 병원의 소유권자인 재단의 지시없이 제3자의 공사계약을 맺은 공사업체에서 재물 손괴 및 불법 침입해 벌어진 상황으로, 수십명이 현장에 동원된 경찰의 수사력과 공권력 낭비 등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치권자측은 재물 손괴 및 불법 침입한 사건 관련 CCTV화면을 증거로 청와대 민원실 등 상급기관에 경찰의 직무유기 의혹 등 부당성을 알리고, 정식 고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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