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원 국립대전현충원 실무관

봄의 설렘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봄맞이로 분주하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도 봄 새싹이 돋아나듯 새로운 기운과 희망으로 가득차기를 기대해 본다.

아침 출근길에 차창 넘어 보이는 도로변 작은 소공원에는 겨우내 앙상했던 산수유 나무에 맺힌 노랑 꽃몽우리가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봄은 이처럼 너무나 평온한 모습으로 우리 일상에 찾아오지만 3월은 전 국민에게 너무 마음 아픈 계절이 되어 버렸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남서쪽 서해를 지키던 천안함은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 그리고 우리 해군 장병 46명이 차디찬 바다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장병들을 구하려다 UDT 소속 한주호 준위도 전사했다. 그런 북한의 만행은 우리가 잠시나마 가졌던 동포애의 감정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다. 북한정권은 아직도 천안함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진실은 이미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 이제라도 북한정권은 자신들이 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우리 국민들에게 낱낱이 고백하고 무릎 꿇고 사죄를 해야 한다. 이것은 남북한이 서로 신뢰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남북이 자유와 평화로 화합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번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행사를 통해 우리는 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버린 천안함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고 국가안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북한은 동해상에 단거리 미사일을 수십여 발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감행할 기회만 노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안보위협 세력이므로 이러한 북한정권의 본 모습을 우리 국민들이 정확히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한결 포근한 기운이 천안함 용사들의 묘소를 감싸고 있지만 아들을 또는 남편을 먼저 보내고 눈물로 세월을 보냈을 유가족들의 가슴은 아직도 너무 시리다. 자식의 비석에 손을 얹고 빗줄기보다 더 굵은 눈물을 흘리는 부모의 애잔한 모습! 이 비극은 어느 개인의 아픔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픔인 것이다.

4년 전 뱃 속에 있던 조카가 이제는 아장아장 걸어와 삼촌의 비석을 어루만질 수 있을 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의 행복을 지켜준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어린 새싹이 이만큼 자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세월이 흘렀다고 해서 지나간 역사 속의 한 사건으로 치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그분들의 정신을 잊지 않고 지켜내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당연한 도리다. 유가족들은 “다시는 천안함 피격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국민들이 더욱 확고한 안보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푸른 바다를 지켜낸 영웅들! 이제는 바다의 수호신이 되신 천안함 용사의 고귀한 정신과 천안함의 교훈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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