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 인류 역사와 공존 … “패기와 도전의 아이콘”

2014년(단기 4347) 새해는 갑오년(甲午年) 말띠해이다. 말(午)은 12지의 일곱 번째 동물로서 경오(庚午), 임오(壬午), 갑오(甲午) , 병오(丙午), 무오(戊午) 등으로 순행하며, 시각으로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방향으로는 정남(正南), 달로는 음력 5월에 해당한다.

말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한 오래된 가축 가운데 하나이다. 신화의 시대에는 신성하게 여겨 숭앙되었고, 전설의 시대에는 신화 질서의 흔적이 작용하여 우리 나라 전역에 걸쳐 아기 장수 설화에 주인공과 함께 충실한 화소로 작용한다. 그 후 전쟁, 교통 등의 말에 대한 이용이 확대되자 국가적으로 馬政(마정)이 있어 왔다. 그리고 말은 활동적이며, 민첩하고, 날렵한 특성을 지닌다. 올해에는 청말의 기운을 받아 나라가 평안하고 국민이 잘 살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편집자 주)


말은 날쌔고 용감하고 전쟁 때는 훌륭한 병기로, 평시에는 농사일로 사람과 친하게 지내온 의기양양한 (진취성) 모습에 매우 신성한 동물로 상징되어 왔다.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청동제 마형대구, 고구려 벽화의 수렵도와 신라의 천마총의 신마도 등 말을 소재로 한 많은 부장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과 우리 민족과의 관계는 아주 오래 되었고, 밀접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개나 소에 비해 늦게 길들여진 말은 인도유럽 민족의 한 종족에 의해 처음 이용되었고, 그후 기후·음식·사람의 영향을 받아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사람은 농사, 사냥, 전쟁, 마상 창시합과 같은 오락에 말을 이용하면서 말과 매우 독특한 동반관계를 유지해왔다.


인류문명 초기에 사람은 말을 소유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고, 말의 털색깔로 점을 쳤으며, 말의 머리를 매달아놓고 그것에 초자연적 힘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당시 아름답고 훈련이 잘된 말은 지위의 상징이었다. 석기시대 이후 말은 예술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말은 식용으로도 이용(유럽 일부지역)되며, 아교·신발·장식품의 재료로도 쓰인다. 또 현재 버섯재배의 토대가 되고 있는 갈기는 연료로도 사용되었다.


말(午)은 12지의 일곱 번째 동물로서 경오(庚午), 임오(壬午), 갑오(甲午) , 병오(丙午), 무오(戊午) 등으로 순행하며, 시각으로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방향으로는 정남(正南), 달로는 음력 5월에 해당한다.

말의 이미지(image)는 박력과 생동감으로 수렴된다. 외모로 보아 말은 싱싱한 생동감, 뛰어난 순발력, 탄력있는 근육, 미끈하고 탄탄한 체형, 기름진 모발, 각질의 말굽과 거친 숨소리를 가지고 있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말은 고래로 원시미술, 고분미술, 토기, 토우, 벽화 등에서 나타나고,구전되는 이야기(신화, 전설, 민담, 속담, 시가), 민속신앙, 민속놀이 등 민속문화 전반에서도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어, 말은 일찍부터 우리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신라와 가야의 마각(馬刻), 마형(馬形), 기마형(騎馬形)의 고분유물과 고구려 고분벽화의 각종 말그림에서는 말이 이승(지상계)과 저승(하늘)을 잇는 영매체로써 피장자와 영혼이 타고 저 세상으로 가는 동물로 이해된다. 말이 그려진 토기, 토우, 천마도는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다를지 몰라도 그것이 지니고 있는 의장과 사상은 다 같은 것이다. 즉, 피장자로 하여금 말을 타고 저세상(하늘, 명계)으로 가도록 드리는 공헌적 부장의 뜻을 가지고 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나타난 기록에 의하면 말은 모두 신령스러운 동물로 작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금와왕, 혁거세, 주몽 등 국조(國祖)가 탄생할 때에 서상(瑞相)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든가, 백제가 망할 때 말이 나타나 흉조를 예시하여 주는 것이라든가 모두 신이한 존재로 등장되고 있다.
혁거세 신화와 천마도의 백마는 최고 지위인 조상신이 타는 말로 인식되었고, 후대로 내려오면서 고대 소설, 시조, 민요 등에서는 신랑, 소년, 애인, 선구자, 장수 등이 타고 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세시풍속에서는 말을 여섯 가축의 하나로 인식하고 정월 상오일, 10월 말날에 특별히 말을 위해 제물을 차리고 고사를 지냈다.

오늘날까지도 일부 지역의 동제당에 마상이나 마도가 모셔지고 있다. 동제 신당에 봉안된 말은 마을의 수호신인 동신의 신격이 타고 다니는 경우, 호환과 관련되어 호환을 퇴치하기 위해서 봉안된 경우, 솥공장이나 옹기공장이 잘 되도록 기원하기 위해 제물로 봉안되는 경우, 말에 대한 숭배관념에서 봉안되는 경우 등이 있다.

민속유희에서도 말이 등장하는데 격구, 마상제, 약마희가 대표적인 놀이이다. 일상생활에서 말의 이용은 단순히 실용 혹은 수렵 및 간단한 경제적 단계에서 정복과 지배를 원활히 하기 위해 정치적, 군사적 이용단계로 발전하였다.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 조선시대에는 농경, 수공업의 원료 군마 교통, 통신의 역마 등으로 다양했다. 근자에는 제주도 일부와 민속촌 관광지와 경마장을 제외하고는 말을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말의 이미지를 투영한 기업이나 상품의 상징으로 오늘날까지도 말의 상징적 의미가 우리 일상생활 속에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표현하는 기법에서는 시대에 따라 달리했지만 말이 지니는 상징적 의미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까지 전해지고 있다.

▲말의 생태

오늘날의 말은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추정된다. 초식동물인 말은 활동적이고 영리하며, 주로 무리를 지어 다닌다. 탄력있는 근육과 탄탄한 체형, 각질의 말굽은 달리기에 적합한 신체구조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말로는 제주마가 유명하다. 부여 및 고구려 시대부터 사육되었다 전해지는 제주마. 제주마는 과수원 나무 밑을 통과할 정도로 작고 야무진 몸집을 가졌다하여 과하마라 불리기도 했다. 몸집은 작으나 강인한 지구력을 가지고 있어 가축이지만 귀중한 재산으로 인정받았다.


▲가축 그 이상의 말

수렵 민족이었던 우리 민족에게 말은 단순한 동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교통수단은 물론 생활의 일부로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과 함께 하면서 사람 속에서 살았던 말.유물 속에서도 말은 인간에게 각별한 도움을 주는 동물로 나타난다. 말을 타고 수렵하고 말을 타고 이동했던 민족이기에, 그만큼 귀중한 재산이었던 말. 말은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자원이기도 했다.

▲유물에 등장하는 말

고대 유물 속에 나타나는 말의 의미는 특별하다. 유물 속에서의 말은 현세와 내세를 연결시켜주는 전달자로 나타난다.
말이 유물에서 나타나는 것은 선사 시대부터이다. 가야, 백제, 신라, 조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 이들 말은, 주술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혼을 태우고 천상 세계를 오가는 말은 토테미즘의 하나로 발전되어왔던 것이다.
말을 천상의 동물로 승격시킨 천마도에서는 고대 신라의 미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고분은 역사 속에서 말의 위치를 말해준다. 말이 인간의 생활과 밀접했다는 것은,고분에서 발견된 유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말장식이나 말띠드리개, 말방울 등은 말을 위한 장식물로 제작되었던 것 같다.
이처럼 다양한 장식은 우리의 조상들이 말을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동물로 우대했음을 알 수 있다.


▲말은 국가적 재산

말은 국가적인 재산으로 관리되기도 했다. 급한 전갈을 알릴 때는 역마로,전시에는 군마로 쓰였기 때문이다. 말은 중요한 관리 대상이었다.

조선시대의 마필분포도를 보면, 말은 국가적으로 관리되던 동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말에 관한 다양한 서적을 출간하여 말을 특별히 연구대상으로 삼았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말을 이용한 놀이

말을 이용한 전통경기도 있었다. 격구는 말을 타고 생활했던 우리 민족의 모습이 남아있다. 구장 한 복판에 붉은 공을 던지면 경기자들은 공을 쳐서 구문 밖으로 보내게 된다. 격구는 말과 사람이 일심동체가 되어 행하는 경기인 것이다.

오늘날, 말은 다양한 운동 종목에서 그 모습을 보인다. 경마와 승마는 말이 주가 되는 레저스포츠이다. 인간과 더불어 살았던 말. 그 특유의 민첩성과 순발력은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오랜 세월 한민족과 더불어 살아온 말의 흔적은 유물 속에만 보존된 것이 아니라,우리 민족의 정신세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말과 한국인의 끈끈한 유대관계는 패기와 도전으로 일구어낸 우리 민족의 역사,그대로이다.
한 걸음마다 새로운 땅을 박차고 달리는 말! 말의 기운은 한국인의 정신과도 닮아있다.

갑오년 새해 갑옷으로 무장된 뛰는 청마 기상을 모두가 한마음 한뜻 되어 국운의 기상을 높여 보며 자신만의 생각보다는 사회가 평온하여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가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기상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게 각자 맡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해로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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