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한국청년유권자연맹 대전지부 위원장

병아리색의 노오란 애기 초록은 짙푸른 여름을 지나 어느덧 빨강 노랑 가을 단풍으로 형형색색 곱게 짙어가면서 충청권의 주요 현안인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도 붉게 물들여지고 있다.



충청권 인구가 지난 5월부터 호남을 추월하며 8월 말엔 1만여 명 차이를 보였다.

이것이 주는 의미는 캐스팅보드 역할을 자처해왔던 충청 민심이 과거 영·호남이 주도했던 정국 주도권을 충청권이 쥘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은 선거구 증설에 너무나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충청권은 국회의원 의석 수 부족으로 정치력 약화의 수렁에 빠져있던 상황에서 탈피할 좋은 기회가 왔다. 몇 번이나 선거를 앞두고 불쏘시개처럼 반짝 타오르며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을 피력했었지만 영·호남에 비해 약한 의지력과 결속력 때문인지 불발로 끝났다.



증설의 당위성을 논하자면 헌법재판소가 정한 국회의원 단독 선거구 하한선 인구는 10만 명 전후이고 상한선은 31만 명 전후였다. 그 기준을 각 지역구에 비교해 보면 대전은 선거인 수가 비슷한 강원도 154만여 명에 9석, 광주 147만여 명에 8석, 대전 153만여 명에 6석, 울산 115만여 명에 6석인 것을 고려하면 당연히 대전은 2석을 더 확보해야 헌법에 명시된 평등선거의 원칙과 표의 등가성 원칙에 부합할 것이다.



실제로 손익을 계산해 보면 광주와 비교하여 국비지원액은 4 년간 1조 6,625억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대전 5개 구청 1년 예산을 초과하는 엄청난 액수다.



충남은 59만여 명인 천안과 28만여 명인 아산에 증설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충북은 내년부터 출범할 청주·청원 통합시가 선거구 증설 가능지역으로 논의된다. 이에 대전은 2개의 선거구 증설 목표를 세우고 추진할 때 충청은 총 4곳이 선거구증설의 가시권에 진입한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반드시 충청권 내부의 결속을 공고히 다지고 지역이기주의를 앞세우지 말아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거구 증설의 필연성이 제기되면서 선거구 획정 문제로 증설 논의가 시작도 하기 전에 충청권 내부의 지역이기주의 양상이 불거져 나오는 것은 충청권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자멸하는 모습이라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다.


선거구 증설을 목적으로 어떤 형태의 협의체가 구성되거나 토론의 시작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앞장서야 하겠지만 2007년 이후 다시 거론되고 있는 선거구 증설은 국회의원 의석이 늘어남으로써 차후 대전과 충청권이 정권 창출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이며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



한편,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은 정파를 초월한 정치인들의 초당적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고 선거구 증설 문제가 정치적 쟁점화가 되거나 내년 6.4 지방선거의 정치적 이슈로만 부각되는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강력히 막아야 한다.



다양하고 심층적 분석과 대안 제시는 중립적인 전문가와 시민대표로 구성된 비정치적 공식기구인 “선거구 증설협의체”를 먼저 구성하고 그곳에서 면밀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며, 선거구 증설협의체에서 논의되는 과정은 반드시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정치개혁특위로 가기 전에 충분히 논의 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관련 행정구의 지역 내 갈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함은 물론 정치인 한 개인의 독자적인 돌출언행을 자제하고, 중립적인 범시민 공식협의체를 출범시켜 보다 합리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시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민 전체의 주인의식을 고취시켜 적극적인 협력의 유도한다면 우리의 증설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구 증설의 과정 중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며 정치계의 초당적 협력 모습을 보일 때 시민 참여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런 소통으로 이어진 공감대가 우리 대전의 염원이라는 모습이 대내외적으로 비춰지면서 민관정이 함께 공조하여 문화축제의 형태를 빌어 대대적인 형태로 나타날 때 그 중요성이 확산될 것이다.



근래 새누리당의 충청권 출신의 정우택 최고위원과 유기준 최고위원도 지난 17일 증설에 관한 긍정적 태도를 보였으며, 이장우 대전시당위원장, 황우여 당 대표와 홍문종 사무총장 역시 적극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민주당의 김한길 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도 충청권의 선거구 증설에 동의를 표한 후 정계특위를 구성하고 실현케 하는 것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이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된다.

하여, 이런 모든 것이 바탕이 되어 전개될 때, 각 중앙당이나 국회, 안행부에 우리의 뜻을 명확하게 관철시킬 수 있는 확실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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