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는 올 여름, 일선 학교는 이미 더위와 전쟁에 돌입했다. 이른 더위로 수은주가 연일 섭씨 30도를 오르내리지만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고 있어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하기는커녕 그냥 견디기조차도 힘든 형편이다. 이처럼 학교가 에어컨 가동에 인색한 이유는 비싼 전기료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1천58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용전기료 등 공공요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학교 중 95.6%가 비싼 전기료 때문에 학교 운영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들이 전기요금 부담에 시달리게 된 원인은 수년 전만 하더라도 학교에서 사용하는 전기요금의 대부분이 실내조명 정도여서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적었으나, 학교현대화 사업으로 일선 학교의 정보화 시스템 및 급식시설 확충, 교실조도 및 냉·난방설비 보강 등 교육기반시설 여건이 개선되면서 전기요금 부담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의 학교가 공통된 현상으로 학교 운영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값비싼 전기요금이 전체 학교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교육여건 악화의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선 학교 교육재정에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는 현행 교육용 전기요금의 인하는 매우 절실하면서도 시급한 일이라 하겠다. 실제로 교육용 전기료는 2009년 이후 인상을 거듭해 5년간 인상률이 30%를 웃돌았다.

게다가 일반용 전기요금에 비해 다소 저렴한 수준이기는 하나 1㎾/h당 요금이 92.8원에 불과한 산업용 전기보다 16원이나 비싼 108.8원이어서 교육용 전기료 인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중한 전기요금이 학교마다 재정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현행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교육용 전기요금을 산업용 수준으로 인하해 주어야 한다.

학교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용 전기요금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전기요금 인하로 절감된 예산을 교육여건 개선사업 등에 투자하면 열악한 학교 재정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 운영의 내실을 다질 수 있게 된다.

관계당국과 한전은 어줍짢은 시장논리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특수성을 먼저 감안해 주어야 한다. 지금도 더위와 전쟁을 치르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전기료를 산업용 수준으로 낮춰주든지, 전기료를 보상하는 별도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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