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명품’에 환장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가 어쩌면 한국일지도 모릅니다. 저마다 명품만 찾습니다. 옷도 가방도 신발도 유명 메이커가 만든 명품 아니면 입지 않고 들지 않고 신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안경테도 명품이어야 하고, 시계는 더욱 그렇습니다. 사실은 명품으로 매닥질을 한다고 해서 사람이 돋보이는 것도 아닌데!

한국인은 왜 이렇게 겉멋이 들었습니까. 밥을 벌어먹기도 어려운 사람들이야 명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한평생 살다갈 것이지만 이른바 ‘가진 자들’ - 권력이나 금력을 거머쥔 자들은 대개 명품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언젠가 백화점의 가방 가게 앞에 줄을 서 있기에 왜 그런가 물었더니 요새 유행하는 루이 비통 백을 사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값은? 2천만, 3천 만 원 한다는 겁니다.

그런 비싼 가방을 사겠다고 줄을 서는 사람들 중에는 영국 사람이나 미국 사람은 없습니다. 요새는 중국인도 우리를 닮아가는 중이라 명품욕이 대단하다고 들었지만 아직 우리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인의 명품욕은 단연 세계 제 1위라고 하는데 교육 받은 젊은 여성들의 입에서 “가짜라고 좋으니 명품을 갖고 싶다”는 고백을 듣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것을 부끄럽다고 여기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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