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여름도 아닌데 영상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도 무더위가 잦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 여름 국민들은 최악의 찜통더위에 시달리게 됐다. 원전납품비리로 전력난이 우려되자 정부가 요금 피크제를 도입키로 했기 때문이다.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시간대에는 요금을 더 부과하겠다는 것인데 정부의 부실한 원전관리 때문에 국민들만 고통받게 될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원전 3기 정지로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자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모든 공공기관의 월간 전력사용량을 전년동월 대비 15% 감축하고, 특히 피크시간대 전력사용량은 20% 이상 감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피크시간대에는 할증요금을 부과해 사용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여름철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간대는 무더위를 견디기 어려운 오후다. 이 시간대에 사용하는 전기에 대해 할증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은 곧 냉방기 가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 그냥 무더위에 맞서 선풍기를 돌리거나 부채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꽉 막힌 사무실에서 선풍기나 부채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최악의 무더위를 견뎌야할 판이다.
무엇보다 짜증이 나는 것은 이런 모든 문제가 정부의 부실한 원전관리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전력난은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에서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불량부품 사용이 적발되면서 이들 원전 가동이 중단된 게 직접 원인이다. 지난해 감사에서 원전 부품 비리를 적발해 놓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일본의 원전사태를 지켜보고서도 버젓히 가짜 부품이 납품되고, 정부는 이를 적발하고서도 뒷짐만 지고 있다가 결국 국민들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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