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자가 학부 졸업생보다 오히려 월급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정규직 비율도 대학원 졸업자가 13%p 가량 높았다.

이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9일 발표한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진학자들의 취업 실태’ 보고서에 나타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자의 월평균 임금은 234만원으로 대졸 취업자(245만원)보다 10만 원 정도 낮았다.

특히 인문계열의 경우 대학원 졸업자들의 월평균 월급이 161만원으로 대졸 취업자(230만원)에 비해 69만원의 격차가 났다. 반면 공학·자연계열의 경우 대학원·학부 졸업자의 임금 차이가 각각 2만원, 5만원에 불과했다.

석사과정 졸업생의 임시직이나 비정규직 비율도 높았다. 임시직의 비율은 9.9%로 대졸 취업자(4.6%)보다 5.3%p 높았다. 비정규직 비율은 일반대학원 졸업자가 30.3%로 대졸 취업자(16.9%)보다 13.4%p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1997년 IMF경제위기 이후 계속된 경기침체로 청년실업이 장기화된 결과로 어찌보면 당연한 통계일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지금 고학력자 인플레라는 용어까지 나돌고 있는 게 사실이다. 주위에 대학졸업자는 물론 석사,박사들도 넘쳐나고 있다. 그렇다보니 과거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박사학위 소지자를 우대하고 서로 모셔가지 경쟁을 벌인 일은 이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회상된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하위직공무원 공개경쟁시험은 물론 환경미화원, 경비 모집에도 박사출신들이 몰려들고 있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는 하나 박사학위를 받기위해 그동안 흘렸던 땀과 노력의 보상치고는 이같은 사회적 현상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어찌하다 이렇게까지 대학원 졸업자들이 하찮은 존재로 추락했는가? 지금 대학의 현실은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학원으로 전락한 듯하다. 기업들의 인재 채용은 한정돼 있는데 매년 수 만명의 대학 졸업자들이 넘쳐나다보니 학문탐구라는 대학 본연의 기능은 상실한 채 무조건 취업에 성공해야한다는 절박함만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져 잇는 것이다.

심지어 취업이 어렵다보니 일부 학생들은 휴학을 하거나 대학원을 취업의 도피처로 여기고 있다. 당연히 대학원 본연의 진리탐구와 자기계발을 위해 진학하는 경우는 드물다.

석·박사출신의 사회적 경시는 현재 기업체가 대학 교육보다는 직장에서의 경력을 더 가치있게 평가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특히 우수한 석·박사 졸업자라도 취업에 실패한 도피성 대학원 진학자들과 마찬가지로 낮게 평가받는 오점효과 때문이다.

이제 기업들이 인재채용에 학력위주의 스펙쌓기를 지양하고, 경력위주의 인재를 채용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고려하면, 취업 스펙을 쌓을 목적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 대학원생 수는 32만9544명으로 2000년(22만9437명)에 비해 1.5배 정도로 팽창했는데, 양적팽창만이 아닌 질적 향상을 위한 뒷받침과 맞춤형 진로지도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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