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미래창조과학부 융합기술과장

융합이 시대의 화두가 된지 오래다. 21세기 융합시대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인문-기술-문화-예술 등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인 융합화를 요구하고 있다.

융합은 고부가가치를 보장하는 신산업 창출의 핵심 키워드일 뿐만 아니라 의료·복지, 식량 자원, 에너지·환경 등 전 지구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융합을 통한 신산업 창출은 기존 시장구조를 재편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욕구까지도 새롭게 만들어 낸다.

실내 스크린 골프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골프 시뮬레이터 업체인 골프존은 아이디어와 센싱기술, 증강현실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 2000년 5월, 5명으로 창업한 이 회사는 설립 10년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84%의 업계 1위 기업으로 당당히 성장했다. 이제는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가고 있다.

융합기술의 아이콘격인 아이폰의 등장은 현대인의 삶의 패턴을 아예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류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성공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융합의 필요성은 이렇듯 분명하지만, 문제는 성공으로 이르는 길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어떻게 융합해야 제대로 된 성공을 거두어 적시에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존에 해왔던 정부의 사업화 지원 방식도 짚어보아야 할 때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신산업창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으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신산업 창출을 위해서는 수많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엮어낼 줄 아는 사람을 키우는 일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최근 기존 암 검진 방식에 비해 28배나 저렴하고 28배나 빠른 혁신적인 췌장암 진단 테스터를 개발한 잭 안드라카는 나이가 고작 15세에 불과하다.

최근 언론 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은 전 40개 선진국 중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두 번째로 높은 나라로 잭 안드라카와 같은 젊은 혁신적인 창업가가 샘솟듯 나오기에는 아직 사회적 여건이 미흡한 편이다.

앞으로 융합기술의 사업화 지원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아울러 신산업 창출을 주도할 혁신적 융합형 인재가 나오기 쉬운 성숙한 창업문화가 조성된다면 머지않아 신산업 창출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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