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키우는 경찰

최근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토막 살인사건을 두고 경찰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본연의 엄무보다 사건의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보도 이후 3일 동안 무려 10차례의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경찰 수색 인원과 경찰 탐문수색 착수 시간, 형사과장. 형사계장 등 수사지휘관 도착시간, 112통화시간, 첩보 입수 시간 등 수사 초동 조치에 관한 대부분의 사항에 대해 거짓 발표를 했다.

이처럼 3일간 10차례에 걸쳐 거짓말을 함으로써 피해자의 유족들은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 경찰이 자신들의 잘못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피해자의 신고에 좀더 귀 기울여 정확한 위치를 탐문했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사건의 경우도 초동 수사가 중요하다. 정확한 초기 상황 파악여부에 따라 결과도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이번 수원 20대 여성 살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결국 조현오 경찰청장이 물러나는 사태로 번졌다.

경찰 총수로서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사과 했지만 사태를 되돌릴 수 없게 됐다. 대전에서도 여성 납치 사건 일주일새 3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초동수사에 대한 허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일 20대 여성의 부모는 "딸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중부경찰서에 미귀가자 신고를 냈고 경찰은 탐문수사에 나섰지만 정작 이 여성이 풀려나 스스로 납치 사실을 알리기까지 7시간여 동안 피해자의 행방을 찾는데 실패했다.

경찰의 미흡한 초동수사가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사건을 접수받은 경찰서와 수사중인 경찰서가 사건의 내막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사건이 미궁에 빠질 경우에 대비한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찰이 만능은 아니다. 열심히 했지만 사건해결이나 초기 대응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사건에 임했냐는 것이다. 단순 사건 처리에서 보이는 열정 만큼만 하면 이번 두가지 사례에서 처럼 국민의 불신이 높아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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