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신호 켜진 올 경제 성장목표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당초 기대했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이란 변수가 추가돼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수출이 부진할 확률이 커졌다. 여기에 유럽이 예상보다 빠르게 고요해졌지만 아직 상황을 예단하기에는 이른데다 미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도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상반기엔 낮고 하반기엔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책 연구기관인 KDI도 최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초 올 1분기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지만 최근 들어 2%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하는 등 연간 성장률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경제 성장률을 공식 발표하는 한은도 다음 달 경제 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 대내외 경제 환경이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부와 같은 3.7%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경제 전망의 최대 변수는 유럽 재정위기국의 국채 만기 도래와 이에 따른 금융 시장의 불안이었지만 변수는 예상보다 가볍게 지나갔다. 하지만 올 들어 고유가라는 변수가 등장, 서서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미약한 상태에서 국제 유가 상승이란 암초를 일찍 만난 것은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한다.

대외 여건이 나쁜 상황이 지속하면 에너지 전량 수입국인데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힘찬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내수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이미 올 1분기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의 판매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민간 소비는 움츠려 있다. 재정이 상반기에 조기집행된 것도 하반기 부양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재정 조기 집행이 경제 전반에 파급돼 경기가 부양되는 효과를 기대 했으나 오히려 일부에 일감이 편향되는 결과만 반복적으로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제유가 변동이 우리경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은 자명하다.

이로 인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예상보다 빨리 다가 올 수 있다. 대외 여건 변화에 대응 할 수 있는 장기전략이 새삼 부각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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