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전산망 마비와 현대캐피탈의 고객정보 유출로 국민들이 불안해하며 온 나라가 술렁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민의 신상보호와 금융거래 편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언론의 지적이 연일 터져 나오는 것도 금융당국의 허술한 관리에서 비롯됐다. 농협 금융거래망이 완전히 막혀버린 사상 최악의 전산사고는 농협 고객뿐만 아니라 국민모두에게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국가정보가 세어나가고 금융권의 정보가 흘러나가고 고객의 돈이 주인도 모르게 인출되더니 이제 아예 금융거래를 마비시켜 버렸다. 누군가의 조작이든 실수이든 그 책임은 금융권과 정부에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금융권의 보안체계를 튼튼히 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농협의 전산망 마비사태는 총자산 190조원에 이르는 국내 제2의 대형 점포가 제일 많은 금융기관이요. 서민들과 농어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은행이다. 그런데 농협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1차적 책임이야 농협에 있지만 금융당국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최근 저축은행 부실과 도산으로 금융당국이 언론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현대캐피탈 고객정보유출에다 이번에 농협전산망 마비사태까지 그야말로 금융당국의 안일한 보안체계와 감시-감독 부재로 그 무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대캐피털에서는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게다가 이번에는 고객이 3,000만명에 이르는 대형 금융기관이 멈춰 섰다. 이 모든 사태에서 금융당국은 그동안 안이하게 대처해 온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한다.

외환위기 이후 쌓아올린 국내금융의 신뢰가 이렇게 망가지게 할 수는 없다. 국민들은 지금 불안해하고 있다. 금융권의 보안체계 허술로 인하여 은행에 맡긴 돈이 나도 모르게 인출되고 내정보가 새어나가고 맡긴 돈을 필요한때에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니 말이다. 요즈음은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다. 전산망시대이다. 그래서 헤킹이나 누군가의 조작, 실수로 인해 전산사고는 일어나리라 예측했던 일이다. 대형은행이 이러한 사고에 대비하지 않은 무사안일한 운영이 화를 자초한 셈이다. 금융기관은 전산장애는 물론이고 천재지변에도 끄떡없어야 한다. 설혹 장애가 발생했더라도 신속하게 그 원인을 파악해서 긴급히 복구할 수 있는 다중시스템도 마련했어야 한다. 이정도로 끝났으니 다행이지 만일에 다량이 인출됐거나 복구가 더 늦어졌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은행 전산망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며칠씩이나 불통되는 나라라니! 그야말로 국가 신인도에 먹칠을 한 꼴이 됐다. 국민의 불편은 물론이고 국익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금융당국은 심각하게 반성하고 철저히 대비해야한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나라에서 이런 나라망신이 없기에 하는 말이다. 금융당국이 얼마나 허술하고 안이하게 관리 감독을 해왔으면 이지경이 되도록 방치하고 있었냐는 지적도 무리는 아니다. 이제 농협은 자발적 리콜에 나서야 한다. 농협이 스스로 고객의 피해를 찾아서 보상을 해주는 적극적인 보상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무너진 농협의 신뢰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다. 그래야 농협이 산다. 이럴줄 알았으면 금융권 여기저기다 분산예치 해놓고 전산장애가 터지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겠다는 어느 기자의 농담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또한 검찰은 전산망이 마비된 원인을 신속히 규명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농협이 전자금융거래법이나 감독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세밀히 조사해야 한다. 그래서 책임자를 찾아 일벌백계함으로써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지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금융권 전체의 보안체계를 튼튼해야한다. 인터넷 강국에 걸맞게 그에 대한 보안체계도 철저히 마련해서 고객들의 정보와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들에게 보다 낳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앞으로 더 큰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유비무환’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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