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아파트 특별 분양가와 일반 분양가 비슷…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억울함 호소

제12호 태풍 오마이스 영향으로 비가 거세게 내린 23일 오전 10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공사인 대전 동구 천동 리더스시티 모델하우스 앞.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중년으로 보이는 대전 동구 천동3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지의 원주민 2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 항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유를 살펴보니 원주민들이 최근 LH가 제시한 원주민 분양가 산정에 대해 여기저기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천동3구역은 대전시 동구 천동 187-1번지 일원으로 세대수는 3,463세대며, 공공분양 2,751세대로, 대전 동구와 LH와 계룡건설산업이 함께하는 민관 공동 주거환경개선사업이다.

급기야 (가칭) 천동3지구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는 일련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둘러싼 억울한 사연을 23일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올렸다.

국민 청원게시판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LH가 밝힌 원주민 분양가 평당 1101만원이 일반분양가와 거의 차이가 없어 이대로 진행된다면 원주민들이 일방적으로 재산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는것.

비슷한 이전 사례와 타 지역의 사례(통상 원주민 분양가는 일반분양가의 70~80% 수준임)를 보더라도 거의 유일한 경우로, LH가 납득할 만한 해명과 근거 자료를 원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이로 인한 LH의 부당이득은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또한, 비대위는 LH가 원주민의 손해를 보전해 주겠다며 천동3구역내의 국공유지(약 1400평)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타 주거환경개선사업 지역에서는 원주민에게 당연히 제공되는 서비스로 원주민의 재산상의 손해를 보전해 주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비대위는 "주건환경개선사업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의거 정비기반시설이 극히 열악하고 노후 · 불량건축물이 과도하게 밀집한 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거나, 단독주택·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정비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 확충을 통해 주거환경을 보전·정비·개량하기 위한 정비사업 유형의 하나라고 규정되어 있다"면서 "최근 LH 직원의 땅장사로 국민적인 비난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도덕성과 공공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할 LH가 또다시 순진한 원주민을 상대로 한 땅장사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모인 원주민 A씨는 "주거환경개선지역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원주민들이 고령층이다 보니 재산도 많지 않고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공공개발이라고 하면서 원주민들에게 제공되는 특별분양가와 일반분양가가 비슷하면 어떻게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겠느냐"면서 "원주민들은 고스란히 이 지역에서 쫓겨나야 할 신세가 됐다"고 불만를 토로했다.

원주민 B씨는 "공공기관인 LH가 서민들의 뒤통수를 쳤다.누구를 위한 LH인지 모르겠고, 더욱 섭섭한 것은 지역주민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알고도 뒷짐을 지고 나몰라라하는 동구청장의 태도에 대해 더욱 화가 치민다"면서 "말도 안되는 LH의 부당한 분양가 산정을 바로잡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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