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의 디지털 성범죄가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사이버 성폭력범 10명 중 7명은 10대·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3월 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사이버성폭력 불법유통망·유통사범 집중단속’을 추진해 6월 말 기준 423건에 해당한 449명을 검거(구속 36명)하고, 3억80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환수 조치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청의 검거 피의자 분석에 따르면 연령대별로는 20대 39%(175명), 10대 이하 33.6%(151명), 30대 17.4%(78명), 40대 6.2%(28명), 50대 이상 3.8%(17명) 순으로 10대·20대가 높은 비중(72.6%)을 차지했다. 피의자 성별은 남성이 94.9%(426명)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피해자 연령은 10대 이하 50.2%(190명), 20대 38.9%(147명), 30대 9.6%(21명) 순으로 나타나 피의자·피해자 모두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저연령층이 디지털성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영상별로는 성착취물 61.9%(278명), 불법촬영물 15.4%(69명), 불법합성물 12%(54명), 불법성영상물 10.7%(48명) 순으로 나타났다. 행위유형별로는 구매·소지·시청 등 이용이 43.7%(196명)로 가장 많았고, 유통·판매 31%(139명), 촬영·제작 14.9%(67명), 사이트 운영 10.5%(47명) 순이다.

아울러 경찰은 남성 1300여명 대상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한 피의자 2명을 검거해 신상공개 위원회를 개최 후 신상공개를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및 범죄예방 등을 위해 주요 사이버성폭력 사범에 대해 총 8회 신상공개를 했다.

경찰은 하반기에도 사이버 성폭력 엄정 단속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9월 24일부터 시행되는 위장수사를 통해 범죄예방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장수사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과거 n번방과 같은 유료방 잠입이 가능해져 익명성과 유동성의 특징을 지닌 디지털성범죄에 선제적인 감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경찰청에서는 법 시행 후 일선에서 즉시 수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위장수사 전담수사관 선발·교육 및 매뉴얼 제작 등을 준비 중이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이버범죄는 갈수록 증가 추세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이 발간한 ‘2020년 사이버범죄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3만4098건의 사이버범죄가 발생했다. 이 중 74.5%(17만4328건)는 비대면을 악용한 사이버 사기였고, 이어 △피싱 등 사이버 금융범죄 2만248건(8.6%)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1만9388건(8.3%) △사이버 도박 5692건(2.4%) △사이버 성폭력 4831건(2.1%)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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