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지난달 28일 사퇴 후 17일 만이자, 8일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당사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 입당 의사를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제가 정치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밖에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는 정당에 들어가서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판단했다”며 “무엇보다 온 국민이 고통 받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당원으로 입당했다. 좋은 정치로 국민께 보답하겠다”면서 특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들의 삶이 이제는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하고, 그런 나라를 만드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지도부가 모여 최 전 원장의 입당을 환영하는 행사를 열었다.

최 전 원장은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쟁자로 거론되는 상황인데, 이날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윤 전 총장과의 대조적인 행보가 한층 부각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총장 사퇴 직후부터 국민의힘 입당 제안을 받았으나,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독자적인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점증하는 사이에 최 전 원장이 그 틈새를 비집어 들어온 모양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윤석열 대세론’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점도 속전속결 입당 결정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 전 원장은 이달 초 부친상 직전 정치 참여를 선언했으며, 전날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과 만나 입당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선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민의힘과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캠프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캠프 총괄 격인 상황실장에 김영우 전 3선 의원을 영입한 데 이어, 조만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할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기철 전 춘추관 행정관이 캠프에 합류해 15일 전담 취재 기자들을 위한 단체 채팅방도 가동했다.

이와 함께 최 전 원장은 외교‧안보‧경제 등에 대한 분석과 해결방안 등을 정리하며 출마선언문을 직접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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