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값, 국회·청와대 이전 발표 이후 급등세

▲ 경실련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열린 '세종시 공무원 특별공급 특혜 규모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세종시 특별공급아파트(특공아파트)가 가격 상승으로 공무원 등에게 돌아간 시세 차액이 아파트 한 채당 평균 5억원이 넘는다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5일 서울 종로구에서 '세종시 특공 특혜규모 분석'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값 상승으로 세종시 특공아파트를 분양받은 공무원 등에게 돌아간 불로소득이 아파트 한 채당 평균 5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며 “그중 70%는 집권여당의 세종시 국회·청와대 이전계획이 발표된 작년부터 올랐다.”면서 특공제도 폐지를 강력히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 5월까지 12년간 특공아파트를 분양받은 세종시 공무원은 2만5852명이다. 지난 2010년 당시 127개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940만원, 공급 면적 108.9㎡ 기준 3억1000만원이던 아파트는 지난 5월 기준 8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한 채당 시세 차액은 5억1000만원으로, 평균 2.6배이고 세대 전체로 계산하면 13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경실련은 정권별 아파트 가격 상승 추이 비교를 위해 2010년에 분양된 2개 단지 아파트(첫마을 1단지, 3단지 퍼스트프라임)의 연도별 매매가와 전세가를 분석했다. 첫마을 1단지와 3단지는 공무원 특공으로, 지난 2010년 10월 최초 분양된 아파트다. 그 결과 이들 아파트는 이명박 정부 당시 3000만원(11%), 박근혜 정부 당시 8000만원(27%)오른 데 비해 문재인 정부 들어 5억원(132%)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파트의 분양가는 가구당 2억7000만원이었지만, 지난 5월 기준 평균 8억8000만원까지 뛰었다.

이들 아파트 전세가도 현 정부 들어 크게 치솟았다. 전세가는 이명박 정부 당시 1억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2억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억3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경실련이 분석한 127개 단지 가운데 가구당 시세 차액이 가장 큰 아파트는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4단지 '더샵 힐스테이트' 아파트로, 2014년 초기 분양가가 3억9000만원이었으나 현재 14억3000만원 수준으로 4배 가까이 올랐다. 이 단지는 공직자 109명에게 분양됐다.

경실련은 세종시 아파트값을 폭등시킨 결정적 요인으로 지난해 7월 여당의 '국회·청와대 세종시 이전 발표'를 꼽았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한 채당 4억5000만원이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 5월 8억1000만원으로 2배가 됐다. 경실련은 "상승액의 68%인 3억6000만원은 국회·청와대 세종시 이전 계획이 발표된 2020년 이후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과 집권여당의 설익은 개발정책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공무원들에게 막대한 불로소득을 안겨주는 특혜로 변질됐다"며 "세종시 특공뿐만 아니라 혁신도시 등 공무원들의 불로소득 수단으로 변질된 특공 제도는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종시 아파트값 상승은 인근 대전지역 아파트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전 도안 아이파크, 대전 센트럴자이 1단지의 경우 2020년 1월 평균 5억2천만원에서 2021년 6월 현재 6억6천만원으로 1년 사이 1억4천만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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