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93.1%의 보건교사가 방역물품의 구매, 검수, 배부 및 관리를 혼자서 맡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보건위원회에서는 올해 3월 18일~23일 전국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방역업무 담당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에는 2천223명의 보건교사가 참여했다.

전교조는 “보건교사가 모든 방역 업무를 담당할 수 없으니, 담당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으나 실태조사 결과 여전히 보건교사 혼자 많은 방역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방역인력의 채용, 급여, 업무조정 등의 인력관리 업무를 보건교사 혼자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33.7%였으며 열화상카메라 관리를 혼자 담당하고 있는 경우도 61.6%였다.

특히 방역물품의 구매, 검수, 배부 및 관리는 93.1%의 보건교사가 혼자서 맡고 있었다. 이외 방역 및 예방 관련 학교 내 게시물부착(75.9%), 일시적 관찰실 유지 관리(60.6%)도 혼자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코로나19 관련 교직원복무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17.0%)도 있었다.

2020년에는 학교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생길 경우 선별진료소를 별도로 마련하여 검사를 진행했었는데 이를 혼자서 담당한 경우도 28.9%였다.

보건교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공문처리 및 각종 보고(97.5%), 학생건강검진(95.7%), 학생 보건교육(92.4%), 학생들에 대한 응급처치와 건강관리(89.0%), 다른 교직원과의 의사소통 문제(84.3%), 조기출근(81.0%)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건교사에게 중요한 지원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서는 학교위생관리 등 잡무 해결 90.15%, 보고사항 간소화 72.74%, 학생건강검진의 유예 혹은 취소 68.74%, 다른 교직원들의 협조와 업무지원 64.73%, 보조인력 지원 38.87%, 원격수업에 대한 연수 등 보건교육지원 35.67%를 뽑았다.

기타의견 중에는 의사결정 상황에서 관리자를 비롯한 다른 교직원들이 보건업무의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고 의사결정 상황에서 배제한 채 모든 일이 떠넘겨지는 소외된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많았다.

또한 설문조사가 계속 실시되고 보도자료도 나왔지만 바뀌는 현실이 없다는 것에 대한 좌절을 토로하는 내용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온갖 잡무로 인해 보건교육과 학생들의 건강관리라는 보건교사의 법적 직무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이에 전교조 보건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보건교사가 코로나19 예방과 학생들의 건강관리 및 보건교육의 직무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보건교사 고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건교사에게 잡무를 부과하지 말 것 △학교 내의 의사결정을 민주적으로 운영해 소수자인 보건교사의 의견을 존중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 △보건교사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각종 행정업무들에 대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 보건교사의 과도한 행정업무를 덜어낼 것 △학생건강검진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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