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대전광역시 전통무예지원 조례안 제정 분주

현재 국내에는 택견ㆍ씨름ㆍ격구 등 삼국시대 전ㆍ후부터 전래되어온 무예와 조선조 정조때 완성된 무예도보통지에 기록된 24반 무예, 그리고 그 이후 우리 선조들로부터 전래되어 온 무예 등 전통무예가 수십 종에 이르고 있으며 이를 지키고 보급하는 전통무예인들도 수백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전통무예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침을 받았을 때 나라를 지키고 민족을 단합시킨 호국정신과 민족정기가 면면히 배어있는 전통문화임에도, 최근 서양에서 들어온 스포츠문화에 가려져 전통무예는 아무런 국가적 지원과 관심 없이 방치된 상태로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 전통무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관광체육부(이하 문체부)가 지난해 8월 14일 전통무예의 체계적인 보존 및 발전을 위한 ‘전통무예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앞서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안이 지난해 5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었다. 국회에서 전통무예진흥법이 통과되면서 전통무예진흥 및 활성화를 위한 국립무예진흥원의 설립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 개정된 조항은 전통무예단체 운영비 지원 근거와 전통무예진흥 업무를 관계 기관이나 단체에 위탁하는 근거 조항이다.

다시 말해 항상 푸대접을 받아왔던 무예 단체들이 각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전통무예는 청소년의 정서를 함양하고, 유소년·노인 등에게 맞춤형 스포츠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며, 기존 스포츠의 성적 지향, 과잉 경쟁 등의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 부각 되면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법인 설립 승인 간소화 등으로 무예단체 설립이 과열됨에 따라, 정통성에 대한 단체 간의 갈등으로 분열이 일어나 전통무예 종목 및 단체가 난립하고 있다. 또한 수련 기법 등의 전통무예 보존 체계나 지도자 양성 체계 또한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문체부는 ‘전통무예의 체계적인 보존 및 발전’을 이번 기본계획의 목표로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3대 전략 ▲ 전통무예 진흥 기반 구축, ▲ 전통무예 활성화 추진, ▲ 전통무예의 가치 확산과 8개 과제를 도출했다.

◆전통무예 진흥 기반 구축

문체부는 전통무예 진흥 정책 대상을 명확히 하고, 무예단체의 난립 상황을 체계화하기 위해 ‘전통무예육성종목’을 지정한다. 전문가, 학계, 정부 등으로 구성된 ‘(가칭) 전통무예진흥위원회’를 구성·운영하여 육성종목 지정을 위한 기준, 절차 등 요건을 마련하고, 엄격한 심의를 진행한다. 또한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전통무예 종목 및 단체의 소멸·유지·변화 등의 실태를 파악하는 등, 육성종목의 유지 검증 체계도 마련한다.

「전통무예진흥법」 시행규칙을 제정해 전통무예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자격검정의 사항을 구체화하고, 같은 법 시행령상의 지도자 자격 검증 및 연수를 위한 연수기관 지정도 추진한다.

연수기관의 양질의 교육 제공, 기관 간 교육 품질 격차 해소를 위한 표준교재 개발과 지도자의 자질 향상을 위한 연수기관별 공동연수(워크숍), 보수교육 등도 지원한다. 또한, 전통무예종목 가치와 우수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 민간 활용을 돕기 위해 주요 무예종목에 대한 수련기법 등의 데이터베이스(DB)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무예 활성화 추진

전통무예 종목은 대체로 개별 도장 및 단체 중심으로 분산되어 있어 제도권 내의 정부 생활체육 정책 또는 산업 활성화 정책 등의 대상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체부는 학교, 양로원 등 복지시설, 공공체육시설 등의 생활체육 프로그램에 전통무예 종목이 포함 또는 추가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수련 인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수요자 맞춤형의 쉽고 재미있는 표준교재 개발을 지원한다.

전통무예 종목의 수련법, 대련법 등 대중적인 관심과 흥미를 모을 수 있는 전통무예 동작을 디지털화하여 게임, 영상, 웹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초등학교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등 공공사업에 적용해 전통무예에 대한 접근성과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전통무예의 가치 확산

문체부는 민족정기를 계승하고 있는 전통무예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기념하기 위해 「전통무예진흥법」 개정을 통한 ‘(가칭)전통무예의 날’ 지정을 추진하고, 전통무예의 날에 전통무예 시상식, 경연대회,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여 전통무예인의 사기를 높이고 전통무예의 가치를 확산한다.

또한, 역사적으로 문헌에는 일부 등장하나 제대로 계승·발전되지 못한 전통무예 종목에 대한 원형을 복원, 발굴하여 보급하고, 전통무예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학술단체, 대학, 전통무예 전문가 등의 연구와 학술교류 활동을 지원한다.

정부시상 외에 사실상 예산 지원이 없었던 전통무예 종목 대회에 대한 정부예산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현재 명확한 신청 기준이 없는 무예 분야 정부시상에 대한 요건을 보완해 정부시상의 권위를 높이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전통무예 종목이나 단체가 난립하는 등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통무예 보존 및 발전을 위한 중장기 방향이 처음으로 제시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 기본계획에 담겨 있는 세부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대전광역시의회, 전통무예 지원 조례 제정 작업‘한창’

대전에서도 전통무예 동호인들이 크게 늘면서 정부의 전통무예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때를 맞춰 한국전통무예 대전광역시연합회 추진위가 한창 설립 준비에 나섰다.
한국전통무예 대전광역시연합회 추진위는 대전시의회에 전통무예 지원 조례안을 건의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이에 대전시의회는 현재 대전광역시 전통무예 지원조례 작업에 한창 준비 중이다.

대전시의회의 ‘대전광역시 전통무예 지원 조례(안) 제안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통무예는 국내에서 자생되어 체계화되었거나 외부에서 유입돼 국내에서 독창적으로 정형화되고 체계화된 무(武)적 공법·기법·격투체제를 말한다. 대전은 조선시대 의병들의 최전선이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기를 거치면서 군사 및 군사 물자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광복이후 태권도·택견·수박·고무도 등 다양한 무술들이 대전을 거점으로 발전했고, 현재 대전에는 20개 종목에 30개의 전통무예 단체가 활동 중이며, 무예인 및 동호인 수는 5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되 대부분의 단체가 대전시 및 시체육회의 지원이 전무(全無)한 상황이었고, 서양 스포츠에 밀려 민간에서 어렵게나마 전통무예 보전 및 계승에 힘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통무예 전시체험관 건립, 전통무예 교육 및 지도자 양성, 전통무예 관광사업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대전광역시 전통무예 지원 조례’ 제정하게 된 이유다.

배성진 한국전통무예 대전광역시연합회 추진위 실무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전통무예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면서 “늦게나마 정부와 국회,지자체에서 전통무예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에 나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대전지역 전통무예 동호인들의 단합과 결속 나아가 전통무예를 적극 홍보하는데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사진 설명): 우리나라의 전통무예인 택견 <사진= 한국택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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