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정연구원, 20대·60대 이상 경제상황 악화…가구소득 낮을수록 행복감 크게 줄어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우리 국민은 덜 행복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 고령자, 청년, 저소득층의 행복감과 경제 상황은 더 나빠졌다.

23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9∼10월 성인 남녀 8336명(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2020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0∼10점으로 측정한 행복감은 6.4점으로 전년도(6.5점) 보다 하락했다.

'매우 행복했다(10점 만점)'는 응답 비율은 2019년 4.2%에서 지난해 1.5%로 크게 줄었다. 행복감 9점을 택한 비율도 7.6%에서 4.6%로 감소했다.

경제 상황도 나빠졌다. 본인의 경제적 안정 정도는 10점 만점에 4.8점으로 1년새 0.2점 떨어졌다. 향후 본인의 경제상황 전망 점수도 5.5점에서 5.4점으로 내렸다.

건강상태 점수(5점 만점)는 지난해보다 0.1점 하락, 3.6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여성과 청년, 고령자,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여성의 행복감(0∼10점)은 2019년 6.7점에서 지난해 6.4점으로 떨어졌다. 삶의 만족도는 6.1점에서 6.0점,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은 5.2점에서 5.1점으로 하락했다.

이에 비해 남성은 삶의 만족도가 5.9점에서 6.0점으로 오히려 올랐다. 행복감(6.4점)과 사회적 지위(5.3점) 점수는 전년과 같았다.

현재 경제상황 안정 정도(0∼10점)는 19∼29세가 4.5점으로 가장 낮았다. 60대 이상이 4.6점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각각 0.3점, 0.4점 떨어졌다.

30대(5.0→5.0점), 40대(5.1→5.1점), 50대(5.2점→5.1점)의 경제적 안정도 점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소득이 낮을수록 행복감도 떨어졌다.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인 집단의 행복감 점수는 6.0점(2019년 6.2점),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은 6.5점(6.7점)으로 낮아졌다. 500만원 이상은 6.6점으로 동일했다.

건강상태 역시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은 3.4점에서 3.2점으로 하락했다.

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지방의회와 국민 간의 소통이 2019년에 비해 2020년에 더 잘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정부와의 소통이 비교적 크게 상승했는데, 재난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 중앙정부와 국민 간 소통은 평균 2.3점(척도 1-4점)으로 2019년보다 0.1점 상승했다. 지방정부와 국민 간 소통은 평균 2.4점, 지방의회와 국민 간 소통은 평균 2.3점으로, 2019년보다 각각 0.2점, 0.1점 상승했다. 2020년 의료기관,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부처에 대한 신뢰도가 2019년에 비해 상승했다. 특히 의료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신뢰도는 각 0.2점씩 상승했다.

또한, 국민 개인의 행복감과 경제상황은 위축된 데 비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크게 올랐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은 1∼4점 중 평균 3.1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2.9점)에서 0.2점 상승한 것이다.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3년 이래 최고치다.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상황, 민주주의 수준에 대한 만족도 역시 10점 만점에 각각 4.5점, 4.4점, 5.7점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집단별로 코로나19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다"며 "사회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계층별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