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량주 충남 아산 주재기자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나?' 하지만 세상엔 절대로 공짜는 없다. 4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앞다투며 서두르는 정부와 정치인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코로나 19로 경제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과 자영업자 등 전 국민이 긴급재난지원금을 거의 다 받았다. 일단 빚내서 먹고살아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허리띠 졸라매고 견디어야 하는지, 명쾌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갚아야 할 채무고 내가 아니면 내 후손들이 상환해야 할 돈이다. 무분별한 지급이라는 지적과 선별해 지급하자는 주장도 무시된 채 전 국민 지급을 추진하자는 정치인들, 받는 사람으로서는 좋을 수도 있지만 나라 재정을 관리하는 기재부에서는 걱정이 태산이다. 결국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그것 외엔 뾰족한 수는 없는 듯하다.

지난 17일, 아산시의회 제227회 임시회에서 이의상 의원의 5분 발언 '새 가마 타고 시집가는 우렁이 엄마'는 잔잔한 감동과 경각심을 주는 시의적절한 발언이었다.

이의상 의원의 고교 시절 어머니로부터 '사람은 각자 형편에 맞는 씀씀이를 계획하고 그 계획에 맞춰 지출과 소비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빈껍데기 살림살이가 된다'라며, '우렁이는 알이 깨어나면 엄마의 살을 파먹으며 자라 엄마 우렁이의 살은 새끼들이 다 파먹어 빈껍데기가 된 채 껍질만 남아 흐르는 물에 말없이 둥둥 떠내려가면 새끼 우렁이는 손을 흔든다'라는 어머니의 말씀은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국채발행과 세금을 올려 공백을 메꾸려니 '언 발에 오줌 누기'식으로 결국 그 피해는 국민이다.

더욱이 가계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근로소득은 고용 여건의 악화로 지난 1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98만2,000명이 줄어들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특히 저소득층 취업자가 많은 임시·일용 근로자가 79만5,000명 줄어 감소 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영업자들의 실태는 어떠한가? 가까운 일본은 휴업보상비가 지난달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한 달간 하루 60만 원씩 1,800만 원을, 독일은 임차료 이자 등 고정비의 최고 90%까지 지원하며, 최고상한선은 문 닫은 업체는 월 50만 유로(약 6억 원), 매출이 떨어진 업체는 월 20만 유로(2억6천만 원)를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문을 닫은 업장은 300만 원, 제한한 업소는 200만 원,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는 100만 원, 적게는 6배에서 많게는 200배 차이이다.

엄연한 '감염병 예방관리법'에 명시되어 있는 합당한 보상을 코로나19로 실업자가 된 근로자나 가게 문을 닫게 된 자영업자·중소기업에 지급해 코로나19 종식 후 나라의 경제를 되살리는 불씨를 남겨야 하지 않겠나.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에 맞추어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은 허울 좋은 금권선거임을 지각 있는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야당 정치인들도 지난해 4.15 총선 때처럼 앞질러 일괄 지급을 부추기다가 제 발등 찍는 우를 범하지 말고 미래 대한민국과 국민만을 생각하는 올곧은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그 누가 국정운영을 하든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타개해 나가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빈 나라 곳간을 물려받을지 모를 내 아들딸들을 생각해서라도 위기 극복이라는 핑계로 허투루 '빚'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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