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태논설고문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모조리 바꿔놓았다. 연일 이어지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소 둔화되고는 있지만 언제 또다시 집단감염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화약고와 같은 불안감을 늘 안겨주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은 곳곳에는 마스크착용이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이제 생활화되어 버렸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그야말로 살벌한 세상을 연출했지만 이제 다소 적응해 가는 모습들이다. 일부 식당에는 코로나 사태를 비웃는 듯이 붐비기도 한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칸막이까지 설치되어 비말을 차단하고 있다. 심지어 종편방송들도 출연자들과 앵커 사이에 칸막이를 한 채 방송을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을 될지 모르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이처럼 생활을 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체온을 재는 장면들은 이제 익숙해져 있다. 답답한 일상 속에서 서로가 경계하며 주변을 꺼림칙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시대 일상생활이 의식구조와 대인관계마저 크게 바꾸어 놓고 있다. 사회적 활동마저 크게 위축되어 있다. 곳곳에서 참담한 경제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모든 것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다.
올 추석에는 고향방문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시골에 있는 부모님들을 찾아가는 것을 자제하고 전국적인 이동을 가급적 하지 말라는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고향방문을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하고 자식들과 친인척들에게 고향을 찾지 말라는 당부캠페인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 다른 때는 명절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었지만 이번 추석은 아예 이를 없앴다. 한마디로 이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가하면 추모공원들도 다음달 10월 15일까지 한 달간 폐쇄하고 성묘객들이 방문하지 말 것을 통보하고 있다. 심지어 요즘에는 벌초까지도 그 대행비용을 일부 지원해주고 고향방문을 자제시키는 분위기이다. 과거에는 볼 수 없는 민족대이동의 금지령이나 마찬가지이다. 그저 먼발치에서 마음으로만 조상님들을 위하고 고향의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정도로 지내는 추석이길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추석은 28일과 29일을 휴무로 정한 업체들은 무려 9일의 연휴를 갖게 된다. 30일부터 추석연휴에 들어가도 5일이 된다. 긴 연휴 고향을 찾지 않는 발길들이 어디로 향할지도 의문이다. 고향을 찾지 않는다고 이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분명 어딘가 관광지로 향하는 발길도 많을 것이다. 심지어 10월 3일 개천절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부는 원천 봉쇄한다는 강경입장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또 다른 충돌이 예상된다. 이미 뜨거운 맛을 본 탓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문제가 당연히 대두될 수밖에 없다. 이번 연휴는 어찌 보면 코로나19 사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대규모 전파냐 아니면 진정세냐 하는 기로임은 분명하다.
지금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무관중의 프로야구장에는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한 채 야구장을 들어서는 선수들의 모습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나라들의 관광지는 이미 초토화되어버렸다. 견디다 못한 우리나라 여행사들도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크게 줄이고 있다. 인파로 붐비던 유명관광지 베트남의 다낭은 유령도시가 되어버렸다. 보따리를 싸서 귀국한 사람들도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이 지난 8일 코로나 완전종식을 선언하고 축제를 벌였으니 세계인들이 얼마나 황당했을 것인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3,100만 명가량 확진자가 발생하고 100만 명가량의 사망자가 발행하고 이 순간도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말이다. 세계적인 분위기는 한마디로 중국에 대한 원성이 충천하고 있다. 전 세계인의 공공의 적으로 치부하고 있다.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도 중국을 홀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고 오래갈 것 같다. 이는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서도 이제는 유학생들과 중국교수들조차 비정상적인 인물들로 간주하고 추방하거나 입국을 거절하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심지어 자국의 산업기밀을 빼내가는 스파이로 보고 이른바 색출작업까지 벌일 정도이다. 우리나라도 어언 7만 명이 넘는 중국학생들이 유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보여주는 국내 활동도 단순치 않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래저래 중국은 전 세계인에게 원성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도 한참 달라졌다. 단지 우리나라 일부 위정자들의 시각만 고착화되어 있다는 느낌뿐이다.
지금 전 세계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하루라도 빨리 등장해 과거와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벌써 러시아나 중국이 백신을 개발했다고는 하지만 신뢰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아 효과나 안전성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이 나왔다고 하면 온 세계가 환영하고 기뻐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이들 국가들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다는 반증이다. 지금 미국이나 호주는 물론 우리나라도 백신을 개발 중이다. 사실상 전 세계 연구진이 뛰어들고 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백신 후보는 176개로 이 가운데 143개는 전 임상단계이고 33개는 임상시험단계에 돌입했다고 한다. 제한적 허가를 받은 백신은 3개이고 임상 3상을 돌입한 백신이 8개이다. 나라별로 검토하면 임상에 돌입한 중국발 백신 후보는 8개, 유럽 5개, 미국 4개, 러시아 2개, 인도 2개, 한국 1개다. 국내에서 제넥신 DNA 백신, 진원생명과학 DNA 백신, SK바이오사이언스 단백질 기반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제넥신만 임상 1/2상 단계에 도달했다. 진원생명과학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 임상 단계다. 한마디로 초고속 속도로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 백신이다. 평소 같으면 5년에서 10년이 걸리는 것을 전 세계연구진들이 초고속으로 긴박하게 대처하고 있다. 정상적인 백신이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수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10년을 10개월 만에 처리한다면 그것은 기적이나 다름이 없다. 인류를 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214개 국가에서 확진자가 3천100만 명을 넘어서고 100만 명 가량이 사망했다. 21세기 일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중국우한에서 발원해 전 세계를 흔들어놓았다. 올해 전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버리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국내외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코로나 19 또는 COVID-19는 의식구조를 변화시켰다. 한마디로 가치관의 변화이다. 생명의 소중함과 공중보건의 중요성이다. 우선순위가 급한 불끄기에서 백신과 치료제로 가고 있다. 안전한 곳이 없을 정도로 전 세계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를 퍼트려놓고 급조해 백신을 내놓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세계인들의 불신이 매우 크다. 심지어 인도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섰다. 그런데도 세계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와중에 코로나 완전종식선언을 하고 나서는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연히 전 세계가 비정상적인 사오정 같은 행위로 보고 있다.
다행히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생명존중의 헌신적 진료와 희생의 꽃들은 피고 있다. 바로 의료진들의 값진 노력이다. 확진자 가운데도 이를 극복하고 일상을 찾은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2,200만 명이 넘고 있고 우리나라도 2만 3천 명 가량이 되고 있다. 이들이 다시 격리가 해제되어 사회로 돌아오기 까지는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함께 했다. 이 가운데 대한민국의 K방역은 우여곡절도 겪고 있지만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사실 자부심을 매우 크다. 향후 백신생산도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돌이켜 보건데 올 1월 19일 중국국적의 30대 여성이 국내 첫 감염사례로 발표된 이후 갑자기 코로나 19가 중국우한폐렴이란 이름으로 등장하여 2020년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버렸다. 올 추석의 풍속도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전통의 가치관도 무너져 내렸다. 어찌 보면 8개월여의 짧은 시간에 황당한 상황들이 너무나 많이 벌어졌다. 그동안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들을 현실로 다 보았다. 아직도 모든 사람들이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상황에 처해 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며 백신이 나오고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조심조심하면서 자신들은 물론 공공의 건강을 지키려고 살얼음판을 걸어가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심경으로 이 비참한 상황을 견뎌낼 수밖에 없는 작금의 상황이다. 우리의 모든 가치관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삶의 우선순위인 생명과 건강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가치관이라는 사실을 재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 시대를 맞은 우리는 자신과 이웃을 지키기 위하여 어이없는 집단감염을 불러오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심과 만용은 금물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추석연휴도 긴 연휴 때문에 고향은 방문을 하지 않아도 또 다른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다른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지금부터라도 경각심을 한층 일깨워야할 때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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