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방위 전재식

▲ 사진/태안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방위 전재식

'해루질!' 하게 되면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일거리 삼아 한다거나 또는 바닷가에 놀러왔다가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과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주변 안전을 확인하지 않고 해루질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긴 한데, 이 중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 또한 적지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태안소방서 통계에 따르면 해루질 관련 출동건수는 2019년 총 32건 사망 0건, 2020년 8월 현재 총 16건 사망 1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올해에도 안전사고는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해루질을 하면서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첫 번째로 처음에는 무리를 지어 함께 채취에 나서지만 일정시간이 지나면서 무리에서 앞서가거나 낙오되는 경우, 밀물(때)이 들어오면서 지형을 모르고 들어갔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태안의 경우 남면 몽산포 앞바다부터 근흥면 채석포 앞바다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4.9km으로 넓이가 큰 니아스식 해안으로, 해안가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들어갔다가, 채취하는 사람 주변으로 물이 감싸면서 들어와 걷는 속도보다 1.5~2배 빠르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력으로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 발생한다.

두 번째로, 당일 날씨에 따라 낮 시간 온도가 높아지면 지면이나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고 밀물이 들어오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바다 주변에 물안개(해무)가 보통 4월에서 10월 사이에 자욱하게 끼고 약 1시간에서 길게는 몇 시간동안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데 이럴 때 해루질에 나섰다가 순간 당황하게 되면 갈팡질팡 하다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세 번째로, 바닷가에서는 물이 빠지면서 물길이라 부르는 고랑(골)이 나오는데 뻘에 다리가 깊게 빠지면 자력으로 탈출하기 힘들다. 만약 밀물이 들어오는 시점에 뻘에 갇히게 될 경우, 이 또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네 번째로, 해루질하면 사리(백중사리) 때 하게 되는데, 여러 번 하면서 경험을 쌓고 주변 지형을 잘 안다고 판단, 남들보다 좀 더 잡겠다고 전신 물 장화를 입고 작업을 하게 된다. 이 때, 최대로 빠진 물속까지 들어가 채취하다보면 전신장화에 물이 들어올 경우 물의 저항으로 몸을 가누기 어렵고 이로 인해 물에서 탈출하기 어려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해루질을 할 때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수칙이 있다.

첫 번째로, 안전장비를 챙기는 것이다. 안전장비로는 랜턴(헤드랜턴), 야광봉, 야광 안전 크로스바(야광), 휴대폰(알람, GPS위치표시등), 나침판, 장화, 위급 시 호루라기(경보음), 안전조끼(구명조끼) 등을 챙겨 가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해루질의 기본상식을 알고 가는 것이다. 해루질의 기본상식으로는 물때표확인, 물이 빠지면 약 2시간의 작업가능이 있다. 또한, 지형을 잘 아는 주변마을 사람과 동행하는 것과 여름철 기온이 내려가 바람이 불면 저체온에 노출될 수 있기에 따듯한 물과 얇은 보온 옷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름철 바닷가 안전사고! 조금만 주의한다면 가족‧친구들과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바닷가에서 채취의 즐거움을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기본상식을 알고 간다면 좀 더 안전한 해루질이 되지 않을까요?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