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숙 국립대전현충원 행정팀장

얼마 전 큰아이가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하였다. 국가보훈처에 근무하면서 군복무 중 불의의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경우를 접하다보니 아들이 무사히 전역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아무 일 없이 전역한 지금은 얼마나 마음이 편하고 좋은지 모른다.

가족을 군부대에 보낸 사람들의 심정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군에 간 남편이 혹은 자식이 무사히 돌아오지 못하거나 몸을 크게 다쳐서 온다면 그 마음은 어떨까? 아마도 그런 일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70년이 넘도록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계신다. 바로 6・25전쟁에서 전사하시거나 실종되신 분들이다. 통계에 의하면 6・25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는 13만8천여 명이나 되고 포로 또는 실종되신 분도 3만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부상자의 수도 무려 45만 명을 넘는다고 하니 많은 유・가족들이 지금도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계실 것이다.

6・25전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벌써 70년이 된다. 그 해 태어난 갓난아이가 이제는 70세의 노인이 되었다. 강산이 7번이나 바뀔만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과 비통함은 결코 무디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7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6・25전쟁은 그분들의 기억에만 생생하게 남아있는 전쟁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나라 국민 중 6・25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전후 세대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다보니 6・25전쟁의 참상을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가 6・25전쟁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아픔을 반복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6・25전쟁과 그로 인한 분단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부모, 조부모 세대가 온몸으로 힘겹게 겪은 산 역사이며 지금의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진행형의 역사이다.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6・25전쟁을 기억하고 국민과 함께 평화의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다. 6・25참전유공자들의 명예를 선양하고 그 분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사업뿐만 아니라 전쟁 미체험세대에게 6・25전쟁의 참상을 알릴 수 있는 VR(virturl reality, 가상현실) 체험전, 음악, 미술 등을 통한 각종 문화행사 등을 준비해서 펼칠 예정이다.

그리고 과거 6・25전쟁 참전국 및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의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말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령의 해외참전용사에게 가장 필요한 마스크 약 100만장을 지원하였는데 해외참전용사와 참전국 국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큰 감동을 주었으며 ‘은혜를 잊지 않는 나라’라는 국가 이미지를 각인시켜 국격을 높이는 데 한 몫을 하였다.

호국보훈의 달 6월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하지만 호국보훈의 달은 6월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1년 365일 동안 계속되어야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나라를 위해 희생・공헌하신 분들에 대한 감사와 그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야 말로 그 분들 덕분에 이 땅에서 평화를 누리며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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