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봉(대전시 안보자문위원, 예.공군준장, 군사학박사)

주변에 눈이 부시도록 하얀 목련과 샛노란 개나리 그리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 등 봄꽃이 만발하지만 올 해의 새봄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이하‘코로나-19’로 칭함.)으로 인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실감난다. 그런 가운데 어김없이 3월 넷째 주 금요일이 다가왔다.
3월 넷째 주 금요일은 2016년부터 제2연평해전(2002.6.29), 천안함 피격(2010.3.26), 연평도 포격도발(2010.11.23) 등 서해에서 발생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맞서 목숨 바쳐 서해를 지켜 낸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온 국민이 함께 추모하기 위해 정부가 법정기념일로 정한‘서해수호의 날’이다. 우리는 이 날을 통하여 국가를 위해 헌신과 희생으로 나라를 지킨 호국영웅들을 추모하면서,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민적 안보의식을 다지고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의 소중한 바다를 굳건히 지켜나갈 것을 다짐해 왔다.
지금은‘코로나-19’감염증이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온 나라가 초비상이고 4월 5일까지 정부 주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강력히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서해수호의 날’엔 정부가 법정기념일로 정한 취지에 맞게 안보의식을 다지는 날이 되어야 한다.
‘서해수호의 날’은 북한이 서해에서 저지른 무력도발 중에서 우리 장병들의 희생이 가장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3월 넷째 주 금요일이 된 것이다. 제2연평해전은 한·일 월드컵 축구경기가 한창이던 2002년 6월 29일 오전에 북한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아무런 경고도 없이 기습도발을 감행해 우리 해군고속정 1척(참수리 357호정)이 침몰되었고, 정장을 포함한 해군장병 6용사가 전사하였다. 천안함 피격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해에서 경계임무 수행 중이던 해군 제2함대사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으로 침몰하여 서해 최전선을 지키던 승조원 104명 중 46 용사가 전사하였으며, 실종자 구조작전에 참여한 한주호 준위가 순직하였다. 연평도 포격도발은 천안함 피격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2010년 11월 23일, 서해 최전방 연평도에 북한이 포격도발을 감행하여 해병대 장병 2명이 전사하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 2명이 사망하였다.
올 해는 6.25전쟁이 발발한지 70주년이 되는 해이자, 천안함 피격이 발생한지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북한의 대남도발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으며, 9.19 군사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코로나-19’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한의 군사도발은 지속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국가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코로나-19’감염증은 비전통적인 국가안보위협이자 비군사적 위협임이 입증되었다.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란 현재 및 미래의 각종 군사적 또는 비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군사, 과학기술 등의 모든 수단을 종합적으로 운용하여 당면하고 있는 위협을 효과적으로 배제하고 또한 일어날 수 있는 위협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며, 나아가 불이의 사태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을 총칭한다. 따라서 천안함 피격 10주년을 맞이한 금번‘서해수호의 날’을 맞이하여 서해를 수호하다 전사한 호국영웅 55 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되새기며, 반드시 서해를 지켜내겠다는 호국정신과 지금의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겠다는 결기를 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차제에 자유와 평화는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현실을 잠시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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