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 대전현충원 현충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명언으로 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 경의 명언으로 아는 분들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건 이 명언이 의미하는 바입니다. 과거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올해는 3.1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101년째 되는 해입니다. 3.1절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렸던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49년에 국경일로 지정 되었습니다. 작년 2019년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였습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대통령직속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기념사업, 학술대회, 문화ㆍ예술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였고, 많은 국민들이 3.1운동에 대해 체감할 수 있는 한 해였습니다.

100주년 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오래되고 특별하다는 것, 그래서 국민들에게는 더 많이 기념해야 할 것으로 쉽게 받아들여집니다. 이것을 홍보하는 입장에서 보면 더욱중요 하겠지요. 하지만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우리는 너무 숫자에 매몰되어 무언가를 기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101주년은 100주년 보다 기념일의 가치가 떨어지는 걸까요? 기념일 자체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문화로 변화하는 것을 바래봅니다.

현충원에서 근무를 하면서 독립유공자님들이 별세하셨다는 뉴스에 눈이 커지곤 합니다. 대전현충원으로 안장이 결정되면 마지막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안장서비스에 대한 고민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존해 계신 독립유공자분들의 명단을 살펴봅니다. 2월에 2명이 작고하여 현재 국내에 28명, 해외에 6명으로 총 34명의 독립유공자가 생존해 계시네요.

우리 현충원에서는 독립유공자분들의 예우를 증진하고자 생존애국지사 안장식 진행시 각군의 협조를 받아 군악대 및 조총병 등을 동원하여 안장식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그만 노력이 저희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독립유공자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20년 3월 1일, 3.1절 101주년이 다가옵니다. 100주년 보다 더 큰 행사는 없겠지만 더 뜻 깊은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 날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날의 역사적 교훈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이죠. 그리고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공통되는 보훈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당신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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