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한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두피센터 교수

탈모는 모발이 정상적으로 있어야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하루에 150개 이상의 모발이 탈락되는 것을 말한다. 탈모는 모낭이 파괴되어서 재생되지 않는 반흔성 탈모와 모낭이 유지되어서 모발이 다시 날 수 있는 비반흔성 탈모로 구분할 수 있다. 원형탈모증은 비반흔성 탈모로 분류되며,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탈모 유형에 속한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원형탈모증으로 진단받고 치료받은 환자의 숫자가 2014년 159,352명에서 2018년 171,414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반적으로 갑작스럽게 생긴 둥글거나 난원형의 탈모반이 관찰되며 탈모반 경계부위에서 특징적인 감탄부호모발(모근부 모발이 가늘어진 느낌표 모양의 모발)이 나타난다. 원형탈모증은 대개 동반되는 질환이 없이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아토피 피부염, 다운증후군, 갑상선염이나 백반증 등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에서 더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이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손발톱의 작은 함몰 형성, 염증, 탈락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원형탈모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으며 자가 면역 기전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최근 유전체 연구를 통해 유전자와 원형탈모증 발생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한편 호르몬의 변화, 감염,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 원형탈모증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고려되기도 한다.

원형탈모증은 약 80%에서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경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흔히 재발되는 문제가 있다. 또 사춘기 이전에 발생된 원형탈모, 옆머리나 뒷머리에 뱀이 기어가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발생한 사행(蛇行)성 탈모, 머리 전체에서 모발이 탈락되는 전두(全頭) 탈모는 치료가 어려워 예후가 좋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원형탈모증에 대하여 모발이 탈락된 피부가 빛이 나는 모습을 유풍(油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한 혈(血)의 상태가 모발에 반영된다고 하여 혈(血)이 부족한 상태나 스트레스로 인해 혈이 뜨거워질 때 모발의 힘이 약해지고 탈락된다고 설명한다. 침구요법, 약침요법, 자락요법, 한약제 국소도포 등의 적극적인 한방 치료를 통해 원형탈모증의 치료된 사례가 발표되고 있으며 이는 반복하여 재발하는 원형탈모로 인해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되고 있다.

원형탈모증은 탈모가 발생된 이후부터 치료 시작 전까지의 유병기간이 짧을수록, 즉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치료율이 높아지므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다른 전신 질환 및 탈모 질환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 개인의 두피·모발 상태 특성을 고려한 맞춤식 한방 치료를 받아보길 적극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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