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 과장

뇌경색은 뇌의 혈관이 막혀 혈관으로부터 피를 공급받아야 하는 뇌조직이 괴사되는 질환이다. 뇌조직이 괴사되면 괴사된 뇌조직의 위치에 따라 한쪽마비(편측마비), 언어장애, 감각장애, 의식장애, 시야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조직 괴사는 영구적인 손상이어서 뇌경색이 발생하면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써 장애가 발생한다. 이 후유장애를 최대한 줄이려면 막힌 혈관을 뚫어 피가 다시 흐르게 해줘야 한다. 하지만 뇌혈관을 뚫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길지 않다. 증상이 발생한 지 6시간 이내에는 응급실에 도착해야 한다. 골든타임을 넘겨 도착하면 뇌세포를 다시 살려낼 수 없고,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오히려 혈관이 터질 수 있어 시도가 불가능하다. 뇌경색은 시간이 생명이다. 뇌경색에 대해 알아본다.

◆ “좋아질 줄 알았어요” … 의사로서 듣는 가장 안타까운 말
뇌경색 환자분들이 매일같이 응급실에 온다. 한쪽 마비가 있는 분, 말이 어눌하거나 안 나오는 분, 한쪽 감각이 이상한 분, 의식이 저하된 분 등 정말 다양한 증상을 갖고 내원한다. 필자는 환자들을 진찰할 때 이러한 분들을 종종 본다.

“언제부터 이러셨어요?”
“한 2~3일 됐어요.”
“그런데 왜 이제야 오셨어요?”
“좋아질 줄 알았어요.”

“좋아질 줄 알았어요.”
신경과 의사로서 듣게 되는 가장 안타까운 말이다.

◆ 일찍 도착할수록 치료 가능성 커져
63세의 어느 환자분은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말이 어눌하고 왼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며 응급실에 왔다. 증상이 생기고 나서 1시간 만이었다. 처음 만나 진찰을 했더니, 왼쪽 팔다리 힘이 오른쪽에 비해 50% 정도 떨어져 있었고, 발음이 어눌해 마치 술 취한 사람이 말 하는 것 같았다. 응급 검사를 진행했다.

◆ 뇌경색, 시간이 생명이다!
막힌 혈관을 뚫는 방법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맥용 혈전용해제를 주사로 투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혈관을 뚫는 방법이다. 정맥용 혈전용해제는 증상 발생 직후 4시간 반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사용할 수 있다. 또, 4시간 반 이내에 도착했다고 모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약에 의해 막힌 혈관이 뚫리는 경우는 투여받은 환자의 약 30% 정도이다.

뇌혈관조영술을 통한 물리적 혈전제거술은 증상 발생 직후 6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야 시도할 수 있다. 역시 6시간 이내에 도착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술 성공률이 100%가 아니며, 모든 의료기관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시술 가능한 경우가 일부 제한돼 있고 성공률이 100%가 아니라는 이유로 본인의 성공률을 생각하거나 혈전용해제 또는 혈전제거술이 시행 가능한 경우인지 따져볼 필요는 없다. 우선 즉시 병원에 도착하여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환자분들은 그저 빠른 시간 안에, 늦어도 6시간 안에 뇌혈관조영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도착하면 된다. 골든타임, 이것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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