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2구역 이스트시티 아파트단지를 신인동로 편입할 경우 배치도. 도로(동대전로) 및 하천(대동천)을 경계로 지형적으로 정형화 될 수 있다.
오는 10월과 11월경에 주거환경개선사업지역내 아파트 단지 입주를 앞두고 단지부지에 포함된 인접 3개 행정동이 행정구역 경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총성 없는 땅 따먹기 전쟁을 펼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문제의 아파트 단지는 LH에서 시행 중인 대전 동구 대신2구역 이스트시티 아파트로 1981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중앙동, 신인동, 대동이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사업지구내 아파트단지 전체를 자기 동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3개 행정동에 걸쳐 288필지, 총 11만 2538㎡ 규모로 중앙동이 면적비율 25.1%, 신인동 47.7%, 대동 27.2%의 분표를 보이고 있다. 면적만 놓고 본다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신인동으로의 편입이 일반적으로 가장 타당해 보인다.

특히, 그동안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과정에서 면적비율 25.1%를 차지하고 있는 중앙동이 면적비율 47.7%를 점유하고 있는 신인동으로의 경계조정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보면 신인동과 중앙동을 합쳐 72.8%의 면적을 점유한 신인동으로 경계조정이 당연한 것으로 보이나, 이에 대해 대동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면적 비율 27.2%의 절대 열세인 대동측의 반발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은 입주예정자의 선호도 조사 결과다.

사업시행자인 LH가 지난 8월 1~2일에 걸쳐 이스트시티 입주예정자 1981세대 중 설문조사 대상인 1926세대에 대해 행정구역 선호도 설문조사결과 911세대(응답율 47.3%)가 응답했다. 조사결과 가장 많은 면적을 점유한 신인동이 선호도에서는 9%로 가장 적은 선택을 받았고 중앙동이 12%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입주예정자의 79%가 대동을 선택함으로써 대동은 면적의 절대 열세에도 불구하고 입주예정자의 지원을 우군으로 얻어 대동으로의 경계조정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동구청은 3개 행정동(4개 법정동)이 혼재되어 있는 행정구역 경계를 조정하여 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도모하고자 그동안 지방자치법 등 관련 규정에 의거 아파트 단지의 동간 경계 조정을 위해 몇 번의 의견 수렴과정을 가졌다.

지난 6~7월에 걸처 아파트 단지의 경게 조정을 위해 실태조사와 간담회 등을 실시 했다. 먼저 동별 실태조사 결과 중앙동의 경우 토지구획 형태, 학군 등 전반적 상황을 고려한 경계조정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인구 감소가 우려되므로 균형발전 차원에서 중앙동으로 편입을 희망 했다.

신인동은 도로, 하천 등 토지의 구획형태와 역사성, 주민의 여론, 희망도 등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점유면적이 가장 큰 동으로의 편입 사례 등 보편타당한 논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 했다.

반면에 대동은 조례상 명확한 조정 기준이 없고 점유면적은 참고사항일 뿐이고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고 실제 거주할 주민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입주예정자들은 모두 대동 편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 했다.

또한 지난 7월 23일 오후 동별 주민자치위원장, 통장 회장과 해당 동장, 입주자 대표측 인사, 신흥초등학교장, 원도심사업단장 등 19명이 참석한 주민대표 및 입주자대표 간담회 결과에 따르면 중앙동에서는 모두 해당동으로의 편입을 원하지만 토지구획과 사례, 학교의 역사성 등을 고려하여 보편적으로 신인동으로 정리되는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신인동에서는 서로 이해하고 양보할 문제로 면적, 새들뫼아파트의 대동 편입 양보, 신흥초등학교, 토지 구획과 여러 사례 등을 예로 들면서 신흥(신인)동 편입이 타당하다고 주장 했다.

대동에서는 동 통폐합 전 사업지구 지정 당시 대동 면적이 더 많았다는 사실과 생활권과 경제가치(아파트값)에 대한 입주자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입주자 대표측에서는 입주민 의견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하여 카페 선호도조사에 따라 입주자들이 대동을 선택한 이유를 고려해 줄 것을 요구 했다.

결국 경계구역 조정은 중앙동의 양보를 얻어 낸 신인동과 입주민의 지원을 등에 업은 대동 주민대표들 간의 소속 동으로의 편입 의견 대립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동구는 지난달 31일에 자치행정국장, 총무과장, 원도심사업단장, 입주자 대표, 동별 주민대표(3인), 충남대학교 교수(2인), 지적재조사위원회 위원 등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갈등조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 결과 신인동과 대동 주민 대표들 간의 소속 동 편입 의견 대립이 극심해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협의회는 동구 발전을 위해 서로 양보, 화합해야 할 사안으로 주민 간 이해관계 조정을 위한 갈등조정 협의회의 의견을 참고로 집행부(구청)와 주민의 대표기관(구의회)에서 합리적으로 결정토록하는 권고안을 내 놓았다. 즉, 협의회는 구청과 구의회에서 주민의견, 행안부 기준 중 우선순위를 결정해 신인동 또는 대동 중 어느 한 동으로 결정하도록 책임을 떠 넘긴 것이다.

협의회 결론과 관련해 지난 2일 황인호 동구청장은 “위원들 의견이 5:5로 나뉘어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못내고 구청과 의회에 결정을 위임했다”며, “주민 의견 대립이 너무 첨예한데 결론이 이렇게 나와 앞으로가 더 문제다”고 고충을 토로 한 바 있다.

행정구역 경계조정 관련 규정을 보면 행정안전부 ‘2011 행정구역 실무편람’의 ‘행정구역의 조정기준’에 ‘도로ㆍ하천 등으로 인한 토지의 구획형태, 생활권, 교통ㆍ학군ㆍ경제권 등을 종합 고려하도록 돼 있다. 즉, 자연적인 경계를 제일 먼저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행안부의 기준 중 도로ㆍ하천 등으로 인한 토지의 구획형태 등 자연적인 것을 제일 기준으로 한다면 신인동으로 경계조정이 가장 합당한 결정이 된다.

신인동 편입안의 장점으로 제시된 신흥초를 기준으로 도로(동대전로) 및 하천(대동천)을 경계로 지형적으로 정형화 될 수 있으며, 신흥초의 역사와 전통성 유지가 가능하다는 논리와 가장 적합하게 된다.

신인동 편입안의 장점으로는 또 지구 내 점유면적(48%)이 가장 큰 동으로 편입되어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고, 2009년 대신1구역(새들뫼아파트) 입주 시 신흥동 땅이 대동으로 일부 편입된 것에 대한 보상 심리 해소책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단점이자 문제점으로는 역세권(대동역) 동 명칭이 아닌 것에 대한 입주예정자의 불만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대동 편입안에 대한 장점으로는 경부선 철도를 기준으로 생활권이 대동 쪽이며, 대동 지하철역 근처로 교통이 편리하고 역세권 동 명칭 사용으로 입주민들의 선호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동구청은 이스트시티 아파트단지에 대한 경계조정은 신인동으로 편입하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에 부합하고 가장 당위성과 보편성을 가진다는 것을 잊지말고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입주예정자의 선호도도 중요하지만 단지가 동대전로와 대동천으로 경계가 명확히 구획되어 있어 행안부 경계 조정 기준의 제일 전제 조건에도 가장 부합한다는 사실이다. 또 편입면적이 신인동이 가장 많다는 사실과 대동 편입시 토지 구획형태 비 정형화로 인한 게리멘더링식 경계조정으로 향후 잘못된 행정사례로 비난 및 신뢰 저하를 초래할 우려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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