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장산에 전망타워가 건립되면 대전의 상징성을 가진 랜드마크가 될 뿐 아니라 대청호와 계족산, 만인산을 잇는 중부권 최대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난달 17일 대전의 랜드마크 식장산 타워 건립을 주제로 대전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 제65차 동구포럼’에서 밝힌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의 말이다.

요즘 대전의 랜드마크 건립을 둘러싸고 대전지역 기초자치단체 간의 신경전이 뜨겁다. 대전의 랜드마크 건립 필요성이 제기된 지는 꽤 오래된 얘기지만 최근 이 논의가 이처럼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기는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치단체장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대전랜드마크를 유치해 치적으로 내세우기 위한 전략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전의 백년지대계 아니 대전을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로 대전 랜드마크 입지를 섣불리 결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현재 대전의 랜드마크 건립에 가장 열정적인 지역은 바로 동구다. 동구는 최근 한현택 구청장을 필두로 전 공무원들이 동구 대성동에 위치한 식장산에 가칭 대전타워를 건립해야 한다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대전의 랜드마크 식장산 타워 건립’을 주제로 열린 동구포럼에는 포럼회원, 주민, 공무원 등 3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한 청장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식장산 타워는 최근 거론된 계획이 아니다. 2010년 구청장으로 당선된 뒤 대전발전연구원을 통해 개발계획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중기, 단기, 장기 단계별 계획이 나왔다. 현재 1단계로 전망대를 착공했고 내년 6월 전에 편리하게 식장산의 전망을 바라볼 수 있다 . 2단계로 마천루 건립도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식장산은 자연적 해발고지가 이미 600m다. 여기에 200m 높이의 타워만 올려도 서울 N타워를 능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가 된다. 사업규모도 적어도 600~700억 원 정도가 돼야 할 것”이라며 “꼭 국비, 시비가 없어도 민간자본을 끌어드릴 수도 있다. 그런 고민은 장기적으로 해도 된다. 지금은 여론을 형성하고 기반을 쌓아야 한다. 차근차근 추진하면 충분히 대표적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청장이 식장산에 랜드마크 건립의 최적지로 꼽는 이유 중하나는 바로 상징성이다.

식장산은 해발 598m의 대전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대전 전역은 물론 옥천, 금산, 영동, 무주 등 인접지역들과 조합을 이루는 장관 또한 명품이라는 것이다.

또 이곳에 대전타워가 지어지면 대전의 위용을 뽐낼 상징성을 가진 랜드마크가 될 뿐 아니라 천혜자원 대청호와 계족산, 만인산이 연결돼 명실상부한 중부권 최대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전은 전국적인 교통중심지의 잇점과 세종정부청사라는 인근지역 명성에 힘입어 그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게 한 청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한 청장의 이러한 바람과는 달리 식장산 대전타워 건립엔 적잖은 과제도 있다. 식장산의 경우 도시공원지역으로 묶여있는데다 군사보호시설, 일부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해제 등 법률적 제한문제도 선결해야 한다.

또 대전랜드마크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지역은 바로 중구다. 상징탑 건립 장소로 보문산권역 관광활성화를 위해 보운대에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때 대전의 허파로 불리우며 대전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손꼽았던 보문산은 둔산과 유성의 신도시개발과 함께 원도심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보문산의 명성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에 대전시는 올해 1월 마련한 제6차 대전권 관광개발 계획안에 전략사업으로 대사지구에 '보문 스카이힐스(대전랜드마크 타워)' 건립 방안을 내놓았다.

보문산(457.6m) 중턱에 위치한 보운대(보문산 전망대)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보운대가 대전 전체의 도심을 조망하기엔 한계가 있어 대전의 명산이자 모산인 보문산에 랜드마크 기능이 가능한 신규 전망탑 건립 사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계획은 보운대 부지(480㎡)를 활용해 45m 높이의 전망탑에 스카이데크, 편의시설, 부대시설, 소규모 광장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사업비는 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구도 최근 보문산 활성화와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보문산에 대전랜드마크 타워를 유치해야하는 당위성을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그동안 대전에서 소외론을 제기하면서 대전시에 서운함을 토로해온 대덕구도 대전랜드마크 유치에 뛰어들 태세다.

박수범 대덕구청장은 최근 한 지방일간지 기고를 통해 “회덕의 입지적 요건과 역사를 논하면서 빼놓기 어려운 곳이 바로 계족산이다. 회덕을 품고 있는 계족산은 그동안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자연이 훼손되지 않았고 국내 관광 100선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을 만큼 전국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계족산황톳길은 매년 100만 명이 넘는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관광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또 최근 힐링이 관광의 주요한 트렌드임을 고려하면 상징물과 연계 관광을 고려한 입지여건으로는 대전에서 가장 우수한 지역이다. 고속도로가 인접해 외부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랜드마크 입지로도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대전의 정신이 깃들인 회덕이 소재한 대덕구가 대전의 랜드마크 입지로서 그 상징성이나 향후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활용 차원에서 최적이라는 것이 박 청장의 주장이다.

대전 랜드마크 건립의 필요성은 대전시민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서울에 가면 남산N타워가 있고, 부산에는 용두산타워, 대구에는 83타워 등이 있다. 이들 타워는 이 지역의 명소이자 관광수익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대전도 이제는 대전을 대표할 만한 타워하나쯤 갖고 있을 때가 됐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지역으로서 대전에 내로라할만한 상징물이 없다는 것은 대전시민들의 자존심 문제다.

이제 대전 어느 지역이든 간에 대전랜드마크는 건립돼야 한다.그러난 문제는 건립도 하기전부터 자치단체끼리 서로 으르렁거리며 경쟁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대전랜드마크 건립 문제는 정치역학적인 문제 또 지역 이기주의를 떠나 대전발전이라는 큰 프레임 속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로 최적의 장소를 도출해 내야 할 것이다. 대전랜드마크를 건립하려면 앞으로 적잖은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열악한 대전시 재정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때문에 대전의 각 자치단체들은 대전랜드마크를 두고 자신들의 입장만 외칠게 아니라 서로 협치하며 대전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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