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코리아세일페스타(KSF)’가 열린다.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진행되는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에는 여전히 다양한 할인 상품과 볼거리가 마련됐다.

‘KSF 민관합동추진위원회’는 가전, 휴대폰, 의류·패션, 화장품, 생활용품 등 소비자가 선호할 다양한 품목을 준비하고 높은 할인율을 적용했으며 유통ㆍ제조업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숙박, 외식 등 서비스업체 참여를 대폭 확대했다고 좋은 성과를 자신하고 있다.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를 이름도 바꾸고 참여기업도 확대해 올해 두번째를 맞는 KSF가 규모면에서는 눈에 띄게 성장한게 사실이다.

작년에는 유통 211개, 제조 93개, 서비스 37개 등 총 341개사가 참여했지만, 올해에는 서비스 100개를 포함해 총 400개사가 참여한다. 지난 2015년 달랑 92개 유통업체가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올해는 전국 곳곳에서 55개 지역별 축제가 열리며 참여 전통시장 수도 작년 405개에서 5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규모 이외에 지난해보다 눈에 띄는 아이디어나 스토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패션, 디지털·가전, 뷰티, 리빙 4개 품목군을 요일별로 집중 할인하는 ‘사이버 핫 데이즈’나 해외 소비자들을 위한 온라인몰 해외 판매전 등은 지난해 그대로다. 외국인을 위한 문화 예술 공연 할인도 마찬가지다.

기껏 서울 주요 한식 식당 50곳에서 특별 메뉴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코리아 고메’행사가 진행되고 홈페이지와 홍보자료를 기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3개 언어에 베트남어와 인도네시아어 등을 추가하는 정도가 달라졌을 뿐이다. 그건 달라졌다기보다 다소 보강된 것이라고 해야 옳다.

이런 정도의 준비라면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진 실적을 기대하긴 무리인 듯 싶다. 지난해 KSF의 복덩이는 중국 관광객이었다. 10월1일부터 7일까지 중국 국경절과 맞물리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28만명이나 방한해 면세점 매출을 30%나 높여줬다. 그 덕분에 주요 참여업체의 매출이 8조7000억원에 달했고 전년보다 12.5%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는 사드 보복으로 유커 공백 상황이다. 게다가 북한의 핵도발로 한반도 리스크는 최고조다. 분위기가 이런데 새로울거 하나없이 종전과 다름없는 행사라면 관광하고 물건사러 외국인들이 몰려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지난해 행사 기간중 관광객 170만명 수준이나마 유지될지도 의문이다.

이러다가 4분기 내수 진작의 불쏘시게마저 꺼저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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