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수 논설위원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얻어맞고 욕설이나 놀림을 당해도 강하게 제지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가운데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심과 존엄성이 무너지면서 교권이 땅바닥에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옛날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배웠다. ‘군사부일체’라는 말은 이미 옛말처럼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 스승과 제자간의 따사로운 소통이 사라져가고 학생들의 예절이나 인성교육은 점점 더 형식적이고 개인화 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학교가 인성교육보다 시험을 치르기 위해 가르치는 학원으로 변질돼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그래서 나온다.

언제부터인가 교육 현장만 쳐다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인권주장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무섭고 두려우며 목구멍이 포도청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큰소리로 훈계하거나 사랑의 매를 들 수가 없게 됐다.

이러는 가운데 자라나는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의 교육현장에서는 학생인권과 교권이 충돌하면서 올바로 자리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이, 선생님들의 교권과 인권이 사라지고 있어 우리의 자식들을 보다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서라도 교권확립에 대한 대책마련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이다. 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서고 나라가 바로서야 미래가 담보된다. 그래서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교권을 바로 세워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매년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혜가 중요하기에 이날만이라도 우리가 스승의 가르침에 고마움을 느끼고 감사하자는 의미에서 정한 기념일이다. 물론 학생들의 인권도 선생님들의 인권이나 교권처럼 매우 중요하다. 선생님들이 감정을 배제하지 못하고 훈시하거나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소통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데 선생님들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선생님들이 과거에는 존중받았던 많은 소중한 것들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고 침묵하는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학생들도 함께 무너진다는 게 문제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학교 내에서 선생님의 권위, 즉 교권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권이 무너지면서 이와 비례하여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사제지간의 정도 덩달아 무너지고 있다. 이것이 참담한 우리 교육계의 현실이요. 병폐이며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그러나 무기력한 교육당국이나 교육사회는 가속화되고 있는 교권붕괴와 학생들의 인권 침해를 그저 수수방관하고 있다. 장차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라도 스승을 존경하고 학교 교육을 믿고 따르는 학교풍토조성, 그래서 교권확립으로 사회풍토를 개선하고자하는 뼈아픈 노력과 자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교권침해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학생이 담배를 뺏은 교감에게 달려들어 폭행을 했다는 보도를 보고 여교사가 뺐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는 지적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초등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욕을 했다고 해당학급 학부모들이 교사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항의나 주의조치는 몰라도 해임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를 보고 어린학생들이 무얼 배울까? 이러한 행동은 교육현장의 도덕붕괴 현상으로 시급히 치유돼야 할 병폐이다. 이처럼 교권과 학생인권이 무너지면서 막장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데도 교육당국이나 사회단체가 왜 발 벗고 나서지 않는지 답답하다. 더욱이 이런 파국으로 치닫는 교육현장을 바로잡으려는 정부차원의 대책이 요구되지만 교육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선생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의 개인문제로 치부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제자에게 주먹으로 얻어맞고 발로 차인 교감 선생님은 폭력학생의 부모에게 “자식을 포기하지 말고 잘 선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교감이 그 미안함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것이 스승이요. 교권을 지키는 선생님의 자화상이다.

정부도 이런 교육자다운 의연함과 보살핌을 타산지석으로 삼고 학생들이 선생님을 따르고 존경하며 선생님은 학생들을 사랑으로 지도하는 교육풍토 조성과 근본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갈 길 몰라 방황하는 이 시대의 젊은 영혼들을 입시에만 몰입시키지 말고 따뜻하게 보살피는 교육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미래의 투자는 교육이다. 아주 작은 노력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영역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현장에서의 교권 유린행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교육이 바로 서려면 교권은 확립돼야하고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교육을 기대하며 이 나라가 바로 서고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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