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국장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백년대계 기틀을 다지고, 신성장동력의 창출기지로 출발한 과학벨트가 표류하고 있고, 1년이상 지체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이고, 이러다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작금의 과학벨트 표류는 전적으로 새정부의 책임이 있다.

과학벨트의 성공적 추진약속을 공언했던 박근혜 당선자와 새누리당이 선거가 끝났다고 과학벨트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금년도 예산편성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를 단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으며, 지난 15일 박근혜대통령은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과학벨트를 정부와 지자체간 갈등사업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너무 나서지 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가 하면, 미래부차관까지 나서 매칭펀드 운운하고 있으니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과학벨트가 왜 갈등사업이며, 대통령이 직접 갈등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과학벨트 부지매입비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과학벨트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속셈 아닌가?

대통령과 정부가 지자체를 직접적으로 협박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先국고지원을 통해서라도 과학벨트를 정상추진하겠다고 호언장담해놓고, 금년도 예산에서조차 과학벨트부지매입비를 반영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금쪽같은 1년이란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도 모자랄 판에 갈등운운하며 손놓고 있겠다는 것은 결국 추진의지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과학벨트를 폐기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예컨대, 부지매입 국가부담은 당연한 일이다. 공모가 아닌 지정방식에 의해 추진되는 국가 핵심사업이기 때문에 국가가 토지매입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과학벨트특별법 제12조2항에 거점지구를 국가산단으로 지정해 개발하도록 되어있어 시행자가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 마땅한 일일진대 또다시 매칭펀드 운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위인 것이다.

당장 부지매입비 문제를 지켜보지 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선국고지원 약속부터 지키고,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전액지원을 통해 지체되고 있는 과학벨트를 정상추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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