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동 익 한국기업교육원 원장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연수원 교수위원


[21세기 최대의 화두- 사회적 책임]

며칠 전 모 TV방송의 [최후의 제국]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방송 내용은 미국의 교사와 결혼한 파푸아뉴기니의 추장(여기서는 추장을 빅맨이라고 부른다)을 통해서 조명되는 미국 사회의 단면과 파푸아뉴기니의 마을을 대비하면서 이 시대의 리더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강조하는 것 이었다.
21세기 들어와서 미국은 엄청난 성장을 하였지만 그 이면에는 빈부의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집도 직장도 없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가정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미국 사회는 이들을 제대로 돌보아 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푸드뱅크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빅맨은 자신의 고향이라면 집이 없는 사람에게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 거주할 집을 지어주고, 완성될 때까지 자신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해주며 집이 완성되면 수고한 마을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빅맨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계속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빈민자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에 돈 많은 부자들이 중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러한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룩한 우리도 경제적인 측면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책임 있는 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리더들이 사회적 책임을 회피한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사전에 명시된 바는 없지만 복합적인 의미로서
"개인, 조직, 사회제도 간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인식과 이러한 인식을 도덕적, 윤리적, 경제적 가치의 틀 안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 (D. E. McFarland, 1982)
“한 조직이 자신이 속한 사회를 보호하고 강화해야 할 의무의 집합" (J. W. Anderson, 1986)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한 개인이나 조직이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하여 도덕적, 윤리적, 법적, 경제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사례 1]
우리 동네의 마을 종점부근에 한 노인이 살고 있다. 이 노인은 동사무소의 보호를 받고 있는 독거노인이다. 매월 동사무소에서 주는 생활보조금에 자선단체로부터 받는 후원금으로 혼자 살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매일 근처의 식당과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빈 우유팩을 모아 거기에 빨래비누를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일주일 동안 만든 무거운 비누박스를 옮기며 굳이 큰 시장으로 가서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한다. 그 이유를 같은 동네에 사는 부부노인을 돌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들 부부는 자식이 여섯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자식들이 있기 때문에 동사무소의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자신도 몸이 불편한 사람이 남을 돕는 미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사례 2]
잘 알고 있는 대전의 한 기업이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사업비로 대전 복지재단에 천만 원을 기탁했다. 이 회사가 기부한 김장지원비는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아 회사 주변 동네의 어려운 이웃에 전달했는데 회사의 대표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에 참여하게 돼 임직원 모두가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조만간 다른 봉사 활동도 실천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러한 현상이 사회 전반에 충분히 번지고 있으니 감사할 일이다.

[이제는 모두가 사회적 책임에 동참해야]

얼마 전에 폴 호이니스 주한 덴마크 대사가 “이제 한국도 충분히 부유하고 성장한 나라이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활동을 조금 더 고민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말하기 전에 이미 우리나라는 충분히 성장한 나라이다. 과거 우리나라를 도와주었던 나라에도 이제는 우리가 거꾸로 도와주고 있다.

이제 리더의 입장을 정리해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리더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사회적 책임이다. 리더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강력한 책임이 따른다. 따라서 리더는 행동거지에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의에서도 말했듯이 사회를 향한 도덕적, 법적, 윤리적, 경제적 책임을 완수해야 하는 리더가 자신의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했을 때 사회전반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난 불신과 사회혼란을 유발하게 된다.

검사가 피의자를 대상으로 성폭력을 한다거나, 교사가 학생들에게 감정을 가지고 폭력을 행사한다거나, 공무원이 뇌물을 수수하거나, 정치지도자들이 국민의 뜻을 무시하거나...... 등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리더의 부재를 알리는 경종이 된다.
더욱 큰 의미로 경제 성장에 따른 빈부의 격차를 방관하거나, 국가 안보에 대해 무심하거나, 국민과의 약속을 기만하는 신뢰 상실의 행위는 더더욱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사회적 책임에 대한 패러다임은 모든 국민에게 있어 가장 지대한 관심거리이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런 흐름에 빨리 올라타야 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사회적 책임을 '생존의 문제'라고 까지 강조하고 있지 않는가?
조선시대 경주 최 부자는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며 주변의 사람들을 챙겼기에 난리가 나서 부자들이 약탈당할 때 오히려 난리를 일으킨 세력들이 보호해주어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얼마 있으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한 기본은 바로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새로운 경주 최부자, 한국판 빌게이츠나 워렌버핏의 탄생이다.
새로 탄생하는 대통령의 첫 번째 임무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