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실 세종시소방본부 종합상황실 2팀장

▲ 김현실 세종시소방본부 종합상황실 2팀장
소방방재청의 국민여론조사 결과‘가정 내 불의의 재난사고 중 가장 우려하는 재난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2%가 화재사고를 꼽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집이나 사무실 등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있는 경우는 58%에 불과했고 화재발생 사실을 알려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에 대해서도 65.3%가 알고 있었지만 절반 이상이 집에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 대부분이 화재에 대한 두려움은 갖고 있으면서도 실제 가정 내 화재방지 설비에 대한 관심은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주택화재는 1만 509건으로 전체 화재의 25%를 차지한다. 더욱이 화재피해 사망자 304명 중 199명(65.5%)이 주택화재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개인주택은 법정 소방시설 적용 제외 대상으로 소화기 정도만 갖추고 있거나 그나마 공동주택을 제외하고 소화기도 없는 가정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농어촌지역의 나 홀로 주택, 산간 벽지마을 등 노후주거시설, 고령화와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화재 초기대응능력이 미흡하고 주로 심야시간에 화재가 발생해 초기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인명피해에 속수무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화재로부터 취약한 일반 개인주택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화재발생을 조기에 인지해 경보가 울림으로써 신속히 피난할 수 있는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초기진압을 할 수 있는 소화기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일반주택에 설치하는 단독경보형감지기 보급정책은 미국, 일본, 영국 등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 시행중인 정책이며 90% 이상의 보급률을 보여 사망자를 50% 이상씩 줄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세종시 전의면에 거주하던 이 모(77) 할머니는 방안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중 주방에 설치 된 경보기 소리에 밖으로 나가보니 주방에 연기가 자욱했고 신속하게 밖으로 대피해 사고를 피했다.

지난 9월 26일 세종시 금남면에서도 박 모(81) 할머니가 새벽 1시경 방안에서 잠을 자던 중 경보기 소리에 깨어 부엌에서 난 화재를 피하여 목숨을 건졌다. 1~2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살렸던 것이다.

세종소방본부에서는 지난해부터 독거노인, 장애인 등 기초생활수급가구 등에 2,117개를 보급·설치하였다. 이와 더불어 제도개선 및 정책적 노력과 함께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달자. ▲부모님 댁에 직접 설치해 안전을 선물해보자. ▲건강검진만이 오래 사는 방법이 아님을 깨달을 것이다. ▲1만 원으로 소외된 분들의 최소한의 안전도 지켜주자.

국민 모두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실천할 때 화재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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