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기자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후보가 파 놓은 단일화라는 진공청소기를 피해야 하는데 피하지 못하고 빨려 들어가고 있다.

주변의 정치 공학적 계산에 등 밀려 스스로가 피하지 못하고 마치 패거리 정치라는 진공청소기 속으로 강제 허입 되고 있는 모양새다.

나는 생각난다. 중학교2학년 때 자전거를 배우면서 앞에 있는 구덩이를 피하려고 온갖 힘을 다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가지 못하고 결국은 구덩이 빠졌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안철수 후보도 본인의도의 제어 장치가 고장나 보인다.

정치 초보자인 안철수 후보도 내가 자전거를 처음배울 때처럼 정치적 공학이라는 구덩이로 빠져 들어가고 있기에 참으로 답답하다.

단일화는 왜 안철수가 피해야 할 구덩이였는가. 깨끗하고 정직한 교수 안철수가 정치를 시작한 모든 이유를 무의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구태정치를 끝내기 위해 건너온 다리도 불살랐다.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는 정치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고 했다. 칭찬 받을 말이다. 그래서 박수도 나오고 존경도 받은 자가 바로 안철수 후보였다.

그런 그가 민주당 문재인후보와 단일화 한다고 장난질을 하고 있다. 안철수를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민주당은 어떤 당인가 4.11 총선에서 참패당한 정당이다.

총선에서 패배당한 정당 스스로가 인정했듯이 막말과 패거리 정치에 국민들이 실망했기 때문이다. 증오와 야합의 정치는 민주주의 병폐이다.

정치개혁을 하려면 불가피하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럴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부터 움직였어야 했다.

최소한 총선 전에라도 그 당에 들어가 동지를 모아 개혁을 시도했어야 했다. 그래야 진정성과 실천력을 검증받을 수 있다.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두고 뒤늦게 민주당과 단일화라는 진공청소기 속에서 정치개혁을 내세우면 누가 안철수를 믿겠는가.

100명 넘는 국회의원이 있는 민주당에 교수 몇 명 끌고 들어가 무슨 연합을 만든다고 개혁이 된다고 믿는 안철수 후보 정말 답답하다 이런 정치야 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다.

안철수의 정체성은 꼭 검정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단일화 선언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독립, 중도, 양심세력이라고 스스로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는 민주당 진영, 더 나아가 좌파 진영의 한 사람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그는 진영정치를 비판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한쪽 진영을 택해 놓고, 새 정치라는 명분을 앞세워 썩어가는 거푸집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의 변신으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은 바로 국민들이다. 이 나라의 중간층 사람들로. 진보·보수를 넘어 통합을 바라는 사람, 경제가 발전하면서 동시에 열매를 골고루 나눌 수 있기를 안철수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런 공통의 열정이 안철수 현상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제 스스로 한쪽 편에 가담했다. 이 중간지대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 줄 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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