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
도로교통공단 교수

요즘 핸드폰을 통하여 심심치 않게 광고 전화들이 옵니다. 대부분은 물건을 구매하라는 광고 전화이지만,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운전자 보험도 필수라며 운전자 보험을 권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운전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교통안전에 대하여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훌륭한 운전자 보험을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얼마전 경부고속도로 안성부근에서 3명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원인은 새벽시간에 경부고속도로 1차로에 정지해 있던 15톤 화물차량을 뒤 늦게 발견한 택시 운전자가 추돌하면서 택시 운전자와 뒤에 타고 있던 승객 2명이 모두 사망한 것입니다.

화물차가 새벽시간에 그것도 1차로에서 서있으며 삼각대를 뒤에 설치하거나, 비상등, 제동등마져 켜져있지 않고, 후미등하나만 들어와 있었던 당시 상황을 가정해 볼 때, 택시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면 사고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화물차는 왜 1차로에 멈춰있었던 것일까요? 이 운전자도 사고를 낼 의향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앞의 차량을 이미 추돌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운전자는 이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있었기 때문에 삼각대는커녕 비상등이나 제동등도 켤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여기까지 본다면 택시 운전자는 정말 억울하다고 할 지 모르겠으나 정말 억울하고 어쩔 수 없는 사고가 되려면 택시 앞에 주행하던 차량들 모두 사고가 났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몇몇대의 차량은 아슬아슬하게 피해나가고 택시 운전자는 이렇게 사망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두 운전자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었을까요?
첫째는, 속도의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법정속도를 준수했던 사람은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시속100km인 운전자는 1초에 28m를 주행하고, 과속, 예를 들어 150km/h로 주행한 사람은 1초에 42m를 주행한다고 합니다. 1초동안 14m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아슬아슬한 거리를 두고 사고를 피했을 운전자를 가정한다면 무시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닙니다.

둘째는, 평소에 안전거리를 평소에 얼마만큼 두는 습관을 두었는가입니다. 평소에 안전거리를 100m이상 여유있게 두었던 운전자는 앞차와의 거리가 그 이내로 좁혀질 경우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브레이크위에 발이 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앞차를 습관적으로 바짝바짝 쫓아가는 것을 습관화한 운전자는 이런 경우 사고를 피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거리가 가까워도 사고가 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지 못하게 서있는 차량을 보면 사고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볼 때 대다수의 교통사고는 속도를 조금만 줄이고 안전거리를 여유있게 두었더라면 쉽게 피해 갈 수 있었던 것이, 이를 실천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속도를 조금 줄이고, 안전거리를 유지한다면 하루에 5분 10분정도는 늦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정도 시간의 투자로 인해서 평생을 안전운전하여 나와 내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보험이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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