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한대화(52)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한화 구단은 28일 “한대화 감독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오늘부터 한용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올 시즌 남은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2009년 9월 한화 사령탑에 오른 한 감독은 계약 기간이 올해 말까지다. 그러나 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2010년 8개 구단 중 최하위, 지난해 공동 6위에 이어 올 시즌에도 28일 현재 39승2무64패로 최하위에 머무르자 구단에 비공식적으로 몇차례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올해 메이저리그 아시아 최다승(124승)에 빛나는 박찬호(39)와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하던 거포 김태균(30)이 복귀해 투타의 중심 축이 생겼다. 또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마무리 투수 송신영 등을 영입해 재도약을 노렸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의 부진과 엷은 선수층 탓에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 감독은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물면서도 상위팀과의 대결에서 끈질긴 승부로 몇차례 짜릿한 막판 역전승을 일구며 ‘야왕’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도 얻었다. 올해 성적이 부진했지만 한화 구단은 이런 인상적인 모습과 ‘의리 경영’을 내세워 올 시즌까지 임기를 보장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달 초 5연패, 최근 4연패 등 팀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규리그 일정을 한달 가량 남기고 한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한 감독은 경질 직후 “성적이 좋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많이 느꼈다”며 “퇴진은 시간 문제로 여겼지만 시즌 중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한편 한화의 후임 감독으로는 김성근(70) 고양 원더스 감독과 조범현(52) 전 기아(KIA) 타이거즈 감독, 한화의 간판 스타 출신인 이정훈(49) 천안북일고 감독과 송진우(46) 투수코치,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연수중인 장종훈(44) 코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성근 감독은 태평양, 쌍방울, 엘지(LG), 에스케이(SK) 등 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변모시킨 ‘승부사’로 한화에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훈 감독도 1987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1991년과 1992년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프랜차이즈 스타로, 2008년 말부터 천안북일고 지휘봉을 잡고 전국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아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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