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산란계 농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됐다. 전남 영암에서도 AI의심 사례가 발생하며 계란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5일 천안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사례는 지난달 8일 충북 음성 메추리 농장 이후 이번이 9번째다.

천안 산란계 농장은 지난 4일 충남동물위생시험소의 검사 결과 AI항원이 검출돼 산란계 약 1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후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농장 주변 500m 이내 6개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가금류 약 23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 5일 천안에 이어 전남 영암의 산란계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 의심사례가 신고 됐다.

이 농장에서 사육 중인 약 3만6000마리의 산란계도 AI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적으로 살처분됐다.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며 계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20~2021년 겨울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가금류 약 1700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 넘게 치솟았다.

정부가 계란을 수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현재 계란 가격은 일 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계란(특란) 한판 소매가격은 5967원으로 일 년 전 5567원보다 약 14%가량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올해 오리·육계 등 가금류 농장에서 잇달아 AI가 발생한 점이 계란값에 심리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업자들이 재고를 쌓아 놓으려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양계업계도 산란계 살처분에 따른 계란값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산란계 농장 2곳에서 고병원성 AI확진 관련 사안이 발생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수본은 고병원성 AI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 가축방역 상황회의를 개최하고 방역 강화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세종과 경기 포천 등 9개소의 산란계 밀집단지와 16개 시·군 내 특별관리지역 농장에 대해서는 6일부터 9일까지 집중 점검하고, 전국 농장에 대한 점검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수본은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은 청주 농장과 AI 의심축이 확인된 영암 농장 간 연관성에 대해 역학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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