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 공무원 경계석 도로에 던져 배달 청년 숨져 …허 시장 리더십 ‘도마위’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 공무원들의 기강해이가 극에 달하고 있다.

대전시 새내기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으로 인한 세간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근 술에 취해 도로에 경계석을 던져 오토바이로 음식을 배달하던 20대가 숨지게 한 사람이 대전시 6급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둔산경찰서는 가로수 경계석을 도로에 던져 오토바이 운전자가 넘어져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구속된 A씨(58)가 대전시 6급 공무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일 오전 1시쯤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인도를 지나던 중 가로수 옆에 있던 경계석을 왕복 4차로의 도로 쪽으로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특별한 이유 없이 길이 44㎝, 높이 12㎝의 경계석을 도로 위로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야식을 배달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던 20대 B씨는 도로 위에 놓인 경계석을 피하지 못하고 걸려 넘어졌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B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의 음식을 배달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사고가 난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26일에는 대전시 9급 공무원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씨는 올해 1월 9급으로 공직에 들어온 새내기 공무원이다. B씨 유족과 변호인 측은 B씨에 대한 무시, 과중한 업무 부담, 부당한 지시·대우, 집단 따돌림(왕따) 등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직원 출근 1시간 전에 와서 상사의 차와 커피 등을 준비하라는 지시 등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대전소방재난본부 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소방관 C씨(46)도 지난 9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소방관 동료들은 “대전소방본부 직장협의회 전 회장이던 고인이 직장 내 갑질을 못 견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허태정 대전시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참담한 심정입니다.며칠 전 한 밤중 오토바이로 야식배달을 가시던 20대 청년 사장님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시청 공무원이 도로에 던진 경계석에 걸려 넘어지며 크게 다쳐 결국 숨지셨습니다.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공직자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입니다.유족분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지고 죄송할 따름입니다.더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벌백계로 조직기강을 바로 세우고 혁신하겠습니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일련의 대전시 공무원들의 기강해이에 대해 21일 논평에서 "참으로 대전시민으로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 더구나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의 대전시 공무원들까지 도매금으로 묶여 지탄받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면서 "대전시장과 민주당, 선거가 다가오니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이야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시정을 책임지는 분들로서 최소한의 소임은 다할 것을 정중히 충고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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