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손실 막고 잡초 줄여…이듬해 싹 나는 비율 10% 증가

올해는 9월 중순 이후 잦은 비로 인해 인삼 종자를 심을 두둑이 일정보다 늦게 만들어짐에 따라 파종이 지연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안정적인 인삼 생산을 위해서는 땅이 얼기 전 파종을 마치고 파종 뒤에도 흙과 비닐 덮기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삼 종자의 싹이 나게 하려면 씨눈 틔우기(개갑1) )가 끝난 뒤 반드시 저온에서 생리적 잠 깨우기(휴면)를 해줘야 한다. 따라서 인삼 농가에서는 주로 10월 하순부터 11월 중순 사이 가을 파종을 한다.

가을 파종은 봄 파종보다 생리적 잠 깨우기가 잘 이뤄져 이듬해 봄, 인삼 싹이 균일하게 자라는 장점이 있다.

봄 파종은 발아 과정에서 토양 수분이 부족하면 뿌리가 여러 갈래로 뻗는 난발삼2) 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겨우내 종자를 보관하며 종자가 썩거나 싹이 날 수 있다.

가을 파종에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점은 씨눈 틔우기가 충실하게 이뤄진 4mm 이상의 종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껍질이 완전히 벌어지지 않고 씨껍질(종피)에 실금만 보이는 종자는 이듬해 봄 싹 나는 비율이 매우 낮아진다.

씨눈 틔우기를 완전히 끝마친 종자는 씨 뿌리기 2∼3일 전에 꺼내 깨끗한 물로 씻어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모잘록병을 예방할 수 있는 작물보호제로 소독한다.

파종을 마친 뒤에는 두둑 위에 깨끗한 모래나 흙을 1~2cm 덮고 볏짚 이엉과 흑색 비닐을 덮어준다.

파종 후 흙과 볏짚 이엉을 덮어주면 겨울을 나는 동안 안정적으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밤낮의 큰 온도 차로 인해 땅이 얼었다 녹으면서 발생하는 언피해(동해)를 예방할 수 있다.

비닐 덮기도 수분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습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농촌진흥청 실험 결과, 비닐을 덮었을 때 싹 나는 비율은 10% 증가했고 묘삼 생산량은 12%가량 늘었다. 비닐 작업 전 흙이 말라 있을 때는 물을 흠뻑 준 뒤 덮는 것이 좋다.

아울러 두둑 주변이나 고랑은 겨울철 눈과 비로 습해지지 않도록 물 빠지는 길을 정비해준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 김동휘 과장은 “가을은 인삼을 수확하며 한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시기지만, 동시에 내년을 위해 농작업을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안정적으로 인삼을 생산하려면 인삼 종자를 제때 심고 수분 관리, 배수로 정비 등 파종 후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공주에서 인삼 농사를 짓는 안시영 씨는 “파종이 늦어지지 않도록 일기예보를 참고해 서두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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