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환자 칼륨 수치 높으면 위험…식사관리 중요

홍유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만성콩팥병은 당뇨병성 신증, 사구체신염, 고혈압성 신질환, 다낭성신증 및 기타 질환으로 인해 콩팥 기능이 회복되지 못하고 감소된 상태다. 콩팥의 기능 저하는 부종, 고혈압, 요독증, 빈혈, 영양결핍, 심폐질환, 신성 골이영양증, 호르몬장애 등의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그만큼 원인질환에 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고, 관리를 위해서는 칼륨수치 조절이 필수적이다. 특히 칼륨은 짠맛을 내는 나트륨과 달리 맛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칼륨 함량이 적은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만성콩팥병 환자와 칼륨(K+)의 관계, 칼륨 조절을 위한 식사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콩팥(신장)의 여러 가지 역할
콩팥은 우리 몸의 수분과 염분의 양을 조절하며 혈액과 체액의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고, 우리 몸이 약알칼리성(pH 7.4)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우리가 먹은 음식물의 소화과정에서 발생한 요독을 제거해 소변으로 배설하고, 혈압 조절에 필요한 성분을 분비해 혈압을 조절한다. 콩팥은 골수에서 적혈구를 만들도록 자극하는 조혈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을 분비해 빈혈을 예방하고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비타민 D를 활성화시켜 인체의 칼슘 섭취와 그 작용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콩팥은 단순히 소변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여러 가지 성분의 균형을 잡아주어 건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 칼륨 적은 식품으로 정해진 양 섭취해야
칼륨은 심장과 근육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게 하는 전해질로 체내 칼륨 수치가 필요 이상 높아질 경우 근육 무력감, 피로감, 저린 감각, 오심,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해지면 근육 마비, 호흡부전, 저혈압, 부정맥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심정지까지 나타날 수 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콩팥 기능의 저하로 소변으로 칼륨을 배설하지 못해 혈액 중의 칼륨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칼륨 농도의 급격한 상승은 신체 근육 및 심장 근육에 영향을 주어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 환자는 칼륨이 가능한 한 적게 함유된 식품으로 선택해 정해진 양만큼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남아 있는 콩팥 기능에 따라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칼륨의 양이 다르므로 평소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식이 상담을 통해 콩팥 기능에 따라 적당량 이상의 채소나 과일을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갑자기 평소보다 많은 양의 칼륨을 섭취하는 것에는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과일이나 음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데,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과일이나 채소를 잘못 섭취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여름이 제철인 과일이나 야채에 칼륨이 많은 편으로 여름철 과일이나 채소 중 칼륨 함량이 높은 종류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과일은 바나나, 참외, 수박, 토마토, 멜론 등에 칼륨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러한 과일 대신 포도나 레몬, 사과 등 칼륨이 적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륨이 적은 통조림 과일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칼륩 섭취를 줄이기 위한 조리법으로는 물에 오래 담가 두거나 데쳐서 먹는 방법이 있다. 칼륨은 수용성 물질이므로 이렇게 하면 같은 양의 채소를 먹으면서 칼륨 함량은 낮출 수 있다. 채소는 채 썰거나 잘게 토막을 내어 2시간 이상 물에 담가 두었다 몇 초간 헹궈서 조리하거나 뜨거운 물에 데쳐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데치거나 삶을 때는 물을 재료의 4~5배 이상 많이 넣어야 한다. 또 대부분의 채소, 과일류 등에는 껍질에 칼륨 함량이 높게 함유돼 있으므로 껍질이 있는 식품은 껍질을 제거한 뒤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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