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복연 병무청 차장

최근 프로야구단 와이번스가 신세계 그룹에 인수되었다. 오랜 기간 와이번스란 팀을 응원하던 인천의 올드 야구팬들에게 그들이 응원하던 팀이 한순간에 바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구단 인수와 동시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아시아 최고의 타자 추신수 선수를 영입한 신세계는 연고지 야구팬들에게 자신들이 구단을 인수하였어도 와이번스의 역사는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 선 추신수 선수가 인터뷰하면서 입은 옷은 바로‘인천’로고가 선명히 새겨져 있는 새하얀 올드 유니폼으로, 앞면에는 신세계 구단 표시가, 뒷면에는 추신수 선수를 상징하는 번호 17번이 적혀 있었다. 과거 흰색 유니폼을 되살려 보여줌으로써 ‘인천’의 야구 역사는 계속 이어지며, 새로운 스타의 영입을 통해 인천 야구가 앞으로도 예전의 영광을 이어갈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처럼“유니폼”또는“제복”은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정체성과 소속을 나타내고, 그가 속한 조직의 과거와 현재를 축약해서 보여주는 동시에, 그 조직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사회복무요원에게도‘제복’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사회복무요원은 사회복지시설 등 우리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병역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음에도 제도 도입 초기 통일된 제복이 없었고 복무기관마다 형식과 디자인이 달라 사회복무요원 제도에 대한 낮은 인지도로 이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병무청은 2008년 복제규정을 제정하고, 복식디자인 전문회사에 의뢰하여 신세대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특히 병역의무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근무복, 점퍼, 벨트, 모자, 단화 등 통일된 제복을 마련하였다. 그 이후 사회복무요원 제복을 2차례 개선하였으나 디자인이 신세대 취향에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신 제복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자 병무청은 지난 해 현장 설문조사 및 유튜브 등을 통해 현재의 제복 개선안을 마련하였다. 유튜브를 통해 일반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상학을 전공한 사회복무요원 간담회 실시와 의상학과 및 디자인학과 교수진의 자문을 거쳐 편의성과 활동성을 높인 현재의 제복 개선안을 마련하였다.

상의는 종전 자주색에서 군청색으로 바꿔 신뢰감을 더하고 무늬를 없애 깔끔한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하였으며, 활동성에 취약했던 셔츠는 복무현장에 적합하도록 폭을 넓히고 신축성을 강화하였다. 하의도 단추를 후크로 변경하여, 착용 및 탈의의 편리성을 더하고, 여름용 하복은 종전 먹회색에서 밝은 색상인 회색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예전에 없었던 티셔츠를 올해부터 새롭게 지급하는 등 디자인, 색상, 재질 선정에 있어 제복을 입는 사회복무요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였다. 특히 셔츠 오른쪽 소매에 태극기를 부착하여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자긍심을 높임을 물론, 국민들에게 사회복무요원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공적임무 수행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하였다.

제복은 스스로에게 소속감과 책임감을 부여하기도 하지만, 의사경찰 등의 제복처럼 타인에게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 지난 해 우리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 주었던 N번방 사건은 성실히 복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회복무요원 제복 개선을 통해 사회복무요원 일부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여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또한 병무청은 앞으로도 사회복무요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복무제도 등을 개선하고 그들의 서비스를 받는 지역사회 주민들의 요구사항도 반영하여 사회복무요원이 단순한 병역의무이행자가 아닌 항상 곁에서 도움을 주는 든든한 사회지킴이로서 충실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