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AI‧환경 교육 강화도 교사 확보 없이는 공염불

교육부가 26일 발표한 ‘2021년 업무계획’을 통해 등교수업 확대를 추진하고, 특히 초등 저학년의 우선 등교를 위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기간제교사 한시 배치방안을 밝혔다. 또한 학생 기초학력 지원을 위해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를 신설하고, 돌봄 확대를 위해 지자체가 운영하는 학교돌봄터를 설치하겠다고 제시했다. 고교학점제 확대 도입과 인공지능‧환경 교육 강화방안도 내놨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이하 교총)는 “등교 확대와 원격수업 질 제고, 미래교육으로의 전환 등 기본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기존에 제시했던 방안에 머물고, 기간제교사 한시 배치 등 단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윤수 회장은 “교육격차 해소, 온라인수업 내실화, 미래교육 실현을 위해서는 교사‧학생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교실환경이 구축돼야 한다”며 “정규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근본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초등 저학년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기간제교원을 한시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교육부 계획에 대해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초등교사 정원을 줄이려다 기간제교원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초등교는 물론 중‧고교의 등교 확대와 교실 방역, 맞춤형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정규교원 확충과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근본대책임을 염두에 두고 교원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교총은 그간 초등 저학년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교육부 교섭에서 줄기차게 제기해 온 바 있다. 교총은 “초등 저학년은 발달단계 상 기초학력, 생활습관, 교우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초등 저학년의 학급당 학생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교사 확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부가 미래교육 실현을 위해 제시한 고교학점제 확대, 인공지능 및 환경 교육 강화 역시 교사 양성과 확보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새로운 교원수급모델을 만들겠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안 되며 구체적인 정규교원 확충 방안을 조속히 마련‧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습결손 보완을 위해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등으로 진단‧지원하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는 “기초학력 진단조차 일제고사, 서열화로 폄훼하며 거부하는 일부 시도교육청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가기초학력지원센터 신설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국가 차원의 객관적이고 일관된 학습진단‧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의 목표는 기초학력을 넘어 보통, 우수 이상 학력으로 학생들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기초학력에만 초점을 둔 정책이 아니라 학력 신장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돌봄교실 확대와 관련해서는 “돌봄의 대부분을 여전히 학교, 교사에 떠넘기는 구조는 교권을 침해하고, 구성원 간 갈등으로 학교 교육력을 약화시킨다”면서 “모델 수준의 학교돌봄터 설치가 아니라 충분한 예산 확보, 전담인력 고용 안정, 직영 방안 마련과 함께 온종일 돌봄 특별법을 제정해 ‘지자체 운영 공적돌봄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마트기기 관리‧활용, 원격수업 운영 등을 전담하는 ‘테크매니저’ 시범배치 추진과 관련해서는 “또 다른 이름의 교육공무직 양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외부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학교를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격교육기본법’ 제정 추진에 대해서는 “대면교육을 중심으로 비대면교육을 보완재로써 체계적‧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며 “지난해 원격수업의 공과분석을 토대로 학교현장을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교총은 “일부 교육청이 방역에 필요한 예산을 추가 지원 없이 학교운영비로 충당하게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학교 교육활동과 운영이 위축되지 않도록 별도의 방역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유‧초‧중등 교육 시도교육청 이양과 함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유‧초‧중등 교육의 무분별한 시도 이양은 국가의 교육책무 약화와 교단 정치화, 교원 지방직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교총과 현장 교원들은 결코 교육 이양을 전제로 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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