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여야 정치권 중기부 세종 이전 “절대 안돼”

지난 2017년, 청에서 부로 승격된 뒤 세종시로의 이전설이 끊이지 않았던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근 행정안전부에 세종 이전을 희망하는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전시와 지역정치권, 경제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종시 출범으로 대전시의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정부청사의 중기부마저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것은 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대전시가 반발하고 나섰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0일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이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 강력한 반대의사와 함께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허 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비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은 수도권 과밀해소 및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당초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2005년 세종시 설치를 위한‘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에서 대전청사 또는 비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기관은 제외한다는 이전기관 선정 원칙에도 어긋난다”면서 “비수도권의 공공기관 이전 허용 시, 비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유치 쟁탈전 점화로 지역 간 첨예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반대했다.

허 시장은 “세종시 출범이후 대전은 인구 및 법인‧기업들의 급속한 유출로 이미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산하기관 세종 이전은 도시 침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부의 승격으로 사무 공간 부족과 정부대전청사 부지 내에 잔여 부지를 활용한 독립청사 신축과 세종시와의 거리가 30분 이내 임을 고려하면 이전 명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 시장은 “벤처중기부의 세종 이전은 대전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부’ 승격 3년 만에 세종 이전은 당시 적극 지지해준 대전시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며 그만큼의 상처를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며“150만 대전시민들과 함께 벤처중기부의 세종 이전이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강고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전시의회 의원들도 21일 오전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이전 계획에 대하여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전시의원일동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3년간 이전과 관련해 ‘결정된 사안이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다, 이 달 16일 행정안전부에 ‘중기부 세종 이전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이는 수도권 과밀해소 및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설치 취지에 반하는 것이며, 혁신도시 지정으로 성장의 속도를 내며 달리고 있는 대전시에 중소벤처기업부가 발을 걸어 넘어트린 꼴이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대전시의원 일동은 "대전광역시의회 의원 일동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전지역 정치권도 여야를 떠나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 계획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20일 성명서에서 "중기부는 중소기업청으로 출범 직후 국가균형발전의 선도적 역할 수행을 위해 정부대전청사에 20년이 넘게 자리하면서 대전과 함께 성장해온 주요 정부 기관 중 하나다. 중기부의 이전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기관 이전 문제를 넘어 국가균형발전의 가치와 대전의 미래상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중기부는 부처 승격을 이전의 주요 사유로 삼고 있지만,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대전에서의 역할과, 세종과의 지리적 인접성 등을 따져보면 이전 문제는 그다지 큰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또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유치 등 4차 산업 선도 대전의 미래에 대한 희망적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조처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중기부가 국가균형발전적 가치와 지역의 발전 전략에 역행하는 이러한 이전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대전시민과 함께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고, 지역을 후퇴시키는 중기부의 이전 검토를 철회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전시당도 21일 논평을 통해 "불과 얼마전 혁신도시지정으로 부풀어 올랐던 대전시민의 기대감 마져도 중소기업벤처부의 세종이전으로 시민들의 가슴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전시민들의 반발에도 중기부는 사실상 세종시로의 이전을 기정사실화 해놓고 적극 추진할 예정이어서 향후 대전시와 중기부의 큰 대립이 예상된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