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공개테스트서 자질 부족한 선수 합격 혐의

고종수(사진) 전 프로축구 K2리그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재임 시절 신인선수 선발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오는 14일 처음으로 법정에 선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는 14일 고 전 감독과 김종천 전 대전시의회 의장 등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1심 첫 공판을 연다. 고 전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김 전 의장의 지인 아들을 자질이 부족한데도 대전시티즌의 선수 선발 합격자 명단에 넣어준 혐의로 기소됐다. 대전시티즌은 지난 2018년 12월 선수 선발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능 있는 선수를 효과적으로 찾자는 취지로 신인 선수 공개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서류심사와 실력테스트를 거쳐 15명을 최종 후보로 선발했으나, 테스트 당시 현장에서 채점한 점수가 사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고 전 감독은 최종 후보 합격권이었던 2명을 빼고 애초 불합격이었던 2명이 합격할 수 있도록 점수를 고치도록 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선수단의 예산 부족분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해주겠다”며 고 전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등록중개인 등에게 지인의 아들을 합격자에 포함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 김 전 의장은 당시 육군 중령이었던 지인으로부터 아들을 합격자에 포함토록 청탁한 대가 명목으로 7만원 상당 양주를 대접받기도 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 전 감독의 변호인 측은 지난 3~5월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선수 선발이 감독의 일이지, 구단 사무는 아니라는 점에서 대전시티즌 업무를 방해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 측은 공소장에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불필요한 부분이 기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 등록 중개인 측은 일부 혐의가 사실과 다르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김호 전 대전시티즌 대표 등 12명이 증인으로 나온다.

고 전 감독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선수 시절 축구천재로 불릴 정도로 각광을 받으며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십자인대 파열 등 부상과 자기관리 실패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은퇴 후 대전시티즌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성적 부진과 신인 선발 테스트 과정의 비리 의혹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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