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회 전직 의장 술자리에 구청장·구의장 참석 … '고강도 사회적거리두기' 나몰라라

▲ 대전 동구청 자유게시판에 한 구민이 올린 비판 글.(대전 동구청 홈페이지 캡쳐)

[대전투데이 대전= 이정복 기자] 대전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 동구의회 전직 구의원 10여명이 요란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최근 대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자 정부와 대전시에서 초강도 사회적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솔선수범해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술판을 벌인 데 대해 지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들의 술자리 추태가 드러난 것은 최근 대전 동구청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때문이다.

동구민이라고 밝힌 이 자유게시판 글에는 “어제(23일) 가오동 모 참치집에서 이 시국에 나라가 떠나가라 회식하신 동구청 임원님들 제정신이신지요. 다이나믹 백세인생 건배사를 계속해서 외치고 술 가져와라 너는 아니다, 여자가 따라라부터 시작해 저요 저요 외치는 여자나 술에 취해 식당 떠나가라 소리지르면서, 의장님이 어쩌고 청장님이 어쩌고 이 시국에 정말 못 볼 꼴 봤다. 잘들하고 계신다”고 비판했다.

이날 술자리는 동구의회 전직 의장인 A씨의 생일 축하 자리로, 전직 의장들과 지인 등 10명 가량이 모였고, 황인호 동구청장과 이나영 동구의회 의장도 이들의 요청으로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 김모(65·가양동)씨는 “ ‘코로나19’로 서민들이 하루하루 살기가 버거운 상황에서 전직 구의원들과 구청장, 현직 구의회의장들이 모여 요란한 술판을 벌인게 상식적인 일이냐”면서 “서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생활방역에 노력하고 있는데, 지역 정치인들이 오히려 사회적거리두기를 무시하는 이 행태야 말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고 불만를 토로했다.

또 주민 최모(42·대동)씨는 “굳이 이 엄중한 ‘코로나19’ 정국에 생일잔치를 떠들썩하게 벌인 정치인들이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냐”면서 “오히려 각종 모임과 행사를 자제하라고 홍보는 못할망정 사회적거리를 무시하고 여럿이 모여 술판을 벌인 이 같은 행태를 보인 것은 지역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미래통합당 대전시당은 28일 성명을 내고 “대전시장이 고강도 생활속 거리두기를 시민에게 호소하며 행사와 모임 자제를 당부한 지 사흘만에 벌어진 꼴불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동구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 소속 구청장과 현직 구의장은 본인들의 술자리 동석에 대해 잠깐 인사만 했다는 식으로 면피하려는 모습은 선출직 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며 “떠들썩한 술자리에 참석한 관련자들은 추태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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