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 오정동(梧井洞)은 이름 그대로 오동나무와 우물이 있어 붙은 이름입니다. 우물가에 오동나무가 있는 풍경이 그려집니다. 오정, 오물, 우물이라고도 했습니다. 아래 이야기는 이 동네에 내려오는 전설입니다.

옛날 양산들 마을 부잣집에 총각 머슴이 살고 있었습니다. 워낙 부지런하고 성실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던 머슴입니다. 또 돈 많은 집에서는 서로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데려가려고 탐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머슴은 흔들리지 않고 처음 머무른 집에 의리를 지키며 충성을 다했습니다.

이렇게 하다가 어느 덧 서른이 넘었습니다. 욕심을 조금만 냈다면 벌써 다른 집 머슴으로 가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결혼도 했을 겁니다만, 머슴은 그런 유혹이나 권고를 거절하며 한 주인만을 섬겼습니다.

머슴은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품삯은 10년이 지나도록 같았습니다. 그는 열심히 일해서 장가도 들고 가족도 거느리며 자기와 같은 머슴을 부리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일 년 일을 하고 품삯을 곡식으로 받으면 그것을 팔아서 돈을 만들었고, 돈을 남몰래 통매바위 부근의 항아리에 넣어서 보관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 해 큰 홍수가 났습니다. 주인집이 강물에 떠내려가면서 집안에 남은 것이라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머슴은 힘을 다해 떠내려가는 주인집을 붙잡고자 애썼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목숨이라도 건진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집이 떠내려가자 주인집은 큰 곤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머슴을 둘 형편도 못 되었습니다. 주인이 “이제는 너를 머슴으로 데리고 있을 형편이 안 되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말하였습니다.

머슴은 주인을 데리고 통매바위 근처로 갔습니다. 그리고는 땅을 파서 단지에 묻어 두었던 돈을 꺼내서 주인에게 주면서 이 돈으로 집을 다시 짓고 재기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단지는 모두 13개였는데, 그 안에는 엽전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주인은 머슴 덕분에 다시 집을 짓고 머슴을 자기 사위로 삼았습니다. 사위가 된 머슴은 장인이 된 주인을 더욱 성실하게 섬기며 일하여 전보다 더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주인에게 성실히 순종하며 살던 머슴의 삶에서 이제는 장인어른에게 효도하며 사는 자녀의 삶으로 바뀐 것입니다. 열심히 번 돈을 꼭꼭 모아둔 덕분이었습니다. 바로 그 자리를 ‘통매바위’라고 하고 지금도 그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글·그림= 한국효문화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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