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안전연구 소장 허 광 희

오늘 신문에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사이에 ‘야매’와 ‘정품’에 대한 논란이 보도되었다. 홍기자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지금 시기 열날 땐 타이레놀 드세요"라고 한 말에 진교수가 "출처만이 아니라 진위도 불분명하다. 에피데믹스(전염병·epidemics)보다 무서운 게 인포데믹스(정보 information와 epidemics의 합성어)라고, 이럴 때 일수록 의학적 조언도 '야매'(비전문적) 말고 '정품' 써라.”고 하며 코로라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경계를 주지시켰다.

요즘 코로라19로 인하여 모든 대학의 정규 수업을 인터넷 동영상 강의로 대체하라고 대학 당국이 강요에 가까운 요구를 한다. 대학측의 요구로 교수들은 갑자기 동영상강의를 준비하느냐고 6.25는 난리도 아니다. 교수들이 동영상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인터넷 강의에 적합한 강의자료를 별도로 준비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적, 지식적인 문제가 심각하다. 대학은 안내자료 외에는 동영상 제작에 필요한 장비(HW/SW)나 기술적인 지원이 극히 제한적이다. 더욱이 모든 것(기획, 촬영, 편집, 제작 등)을 교수 개개인이 준비를 해야 되는 상황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공계의 실험/실습 과목에 대한 대안은 아예 건너뛰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런 수준의 동영상자료가 일반적인 대학교육에 적합한 고품질의 전문적인 교육을 보장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조건이다. 이런 질이 낮은 품질의 교육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는 반듯이 교육비 반환 소송을 할 것이 틀림없다. 그런 것을 감지한 대학은 법적인 요건만이라도 갖추기 위해서 인지몰라도 모든 책임을 교수에게 넘기고 허접한 동영상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기간 내에 인테넷강의가 수행되기를 강요한다. 그러면서도 대학당국의 보직자들은 전혀 문제의식도 죄의식도 없다는 것은 더 큰 사회적인 문제이다. 교수는 만능머신도 아니고, 버튼만 누르면 누름과 동시에 제품이 나오는 거리의 좌판기도 아니다. 인사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두려워서 찍소리도 못하는 교수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이런 교육의 현실태를 보고 우리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까 걱정이 앞선다.

몇 년 전의 일이다. 어느 할머니가 4-5세 정도 되는 손자 둘을 돌보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서서 있다가 방바닥에 있는 선풍기를 끄려면 허리를 굽히기가 불편하셔서 발가락으로 꾹 눌러서 끄시곤 했다. 어느 날 안방 아랫목에 앉아계신 할머니가 윗목 선풍기 옆에 앉아있는 손자에게 선풍기를 좀 끄라고 했더니, 앉아있던 손자가 벌떡 일어나서 발가락으로 선풍기를 껐다고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야매정보가 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을 위협기 때문에 정품정보에 대한 열띤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 강의를 강요하며 책임만 면하려는 대학보직자들의 대처가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적 효과를 줄 것인지 염려가 된다. 대학도 정품교육이 아닌 야매교육이 성행하면 머지 많아서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팬더믹으로 우리를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된다.

저작권자 © 대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