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호 충남동부보훈지청장

작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가 펼쳐지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넘쳐났다. 10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현재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우리가 만들어 갈 앞으로의 대한민국 100년을 희망으로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이러한 희망과 기대 속에서 3.1운동 101주년이 된 올해에도 각 지역에서 국민과 함께 3.1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빠른 속도로 한반도 전역에 확산되어 현재 계획된 모든 행사가 취소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하였다. 정부는 국가총력체제로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기업과 국민들도 재택근무, 방역활동에 협조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너나할 것 없이 노력하고 있다.

전례 없는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불안, 공포 등 부정적인 감정들이 분출되고 있지만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발휘된 대한민국이 가진 특별한 DNA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101년 전 그날처럼 말이다.

1919년 고종의 국장일인 3월 1일, 수많은 군중이 고종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동시에 민족대표 33인은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탑골공원에 모인 군중들은 일제히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3.1운동의 서막을 알렸다.

3.1운동은 1910년 한일병합조약 이후, 숨죽여 살던 일반 민중들이 그 간의 설움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표출한 거족적인 항일 독립운동이다. 대한민국의 자주와 자유 그리고 평화를 추구하려는 우리 민족의 강한 의지의 분출이었으며 민족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으로 종교, 지역, 남녀노소, 신분과 지위의 구별 없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삼천만 민족이 하나가 되어 투쟁한 사건으로 그 의미가 크다.

충절의 고장인 충남지역에서도 각지에서 만세운동이 전개되었다. 천안에서는 1919년 3월 14일 목천보통학교 학생들이 교정에서 독립만세를 소리높이 외쳤고(목천기미독립만세운동), 3월 20일 광부 안시봉은 전국에서 전개되는 독립운동에 옹호하며 태극기를 만들어 입장면 양대리 시장에서 약 700여명의 군중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고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는 등 만세운동을 전개하였다. 3월 29일 천안면에서는 약 3천명의 군중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고창, 일대 시위운동을 전개하였고 이 과정에서 천안헌병분대와 충돌하여 26명이 체포되었다.

4월 1일 병천시장에서는 우리 고장의 대표적 여성 독립운동가인 유관순 열사가 참여한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이 전개되었다. 당시 16세의 나이로 서울 이화학당에 재학 중이던 유관순 열사는 서울에서 전개된 만세운동에 참여한 후, 독립선언서를 몰래 가지고 내려와 4월 1일 병천시장 장날 독립만세운동을 계획하였다. 3월 31일 밤 자정에 병천시장을 중심으로 천안 길목과 수신면 산마루, 진천 고개마루에 거사를 알리는 횃불을 켜고 이튿날 아침 병천시장에서 태극기와 대한독립이라 적힌 큰 깃발을 세워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수천 명의 군중들과 시장 안을 뜨거운 독립만세의 함성으로 가득 채웠다. 이때 출동한 일본 경찰의 무자비한 총검에 사망자는 19명, 부상자는 최소 30명 이상으로 수많은 희생을 치렀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독립만세운동이 우리 고장에서 이어졌다.

코로나 19로 인해 바깥 외출조차 꺼려지는 상황이지만 오는 3월 1일에 조국과 민족의 앞날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떠올리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또한, 101년 전 선열들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를 기억하며 우리의 특별한 DNA를 힘껏 발휘하여 현재의 국가적 재난을 하루 빨리 극복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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