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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아침 단상 “지방자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소통이다!”관치행정의 구태를 벗고 주민의견 귀 기울여야
김성구  |  kskk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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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02  14: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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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낙운 논설위원

지방자치가 시행되면 참여와 자치가 강화되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꽃을 피울 것이다. 삶의 질은 개선되고 특색 있는 지역개발이 촉진되어 살맛나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그랬던 지방자치가 막상 시행되고 보니 기대와 희망은 사라지고 ‘개뿔이다’라고 폄하하기까지 한다.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에 큰 기대를 하였으니 본시 개에게는 뿔이 없는 것처럼 허망하다는 의미일 게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자치를 실현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관치행정의 오랜 습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사소한 것 같지만 속으로 곪는 문제들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어느 특정도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공통의 의제를 진단하여 대안을 찾아보자.

첫 사례는 도심하천정비 사업이다. 도시에 인구가 밀집되고 과밀화되면서 도심의 하천은 홍수와 장마기를 제외하고는 하천으로서 기능보다 유입된 생활하수의 배수로 역할을 하였다. 유입된 오폐수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차단하고 지저분한 하천에 뚜껑을 덧씌우지 않으면 주거가 불편할 정도로 오염되고 썩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하천에 덮개를 덮어서 땅 한 평이 새로운 도심에서 도로와 주차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 서울의 청계천을 비롯한 도심의 복개하천들은 개발시대의 치적이자 자랑거리로서 주민이나 행정관서에서 너나없이 환영하였다. 그러다보니 복개하천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출발부터 잘못된 복개하천에 대한 올바른 문제인식에서 정부의 복개하천정비 공모나 소관기관인 시·군의 참여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30여년 복개된 하천의 덮개를 걷어내고 햇빛과 바람과 물이 순환하게 만드는 일은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폭 10여m의 복개구조물을 걷어내고 하천기능을 회복하고 도로를 비롯한 기반시설을 만들기 위해 30여m의 공간을 필요로 하면서 주변 토지가 수용되고 일부 상가건물의 철거가 불가피하였다. 
상인, 토지·건물주와 시행청인 시·군이 보상 문제로 갈등할 수밖에 없다. 결국 공사는 중지되고 애간장 태우며 지켜보던 사람들도 체념한 채 불평과 불만만 쌓여갔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게으름과 담당자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가 당초 예정된 준공을 2~3년씩 늦춰놓는 것이다.

장기간 공사가 멈춰서다보니 공사 중단사유가 무엇인지? 언제 공사가 재개될 것인지? 시민의 제안은 어떻게 수렴되는지? 책임지고 말을 하는 공직자도 없고 상인들은 ‘소귀에 경을 읽다’ 지쳐서 체념하고 고객들은 재래시장은 본래 지저분하고 불편한 곳으로 인식하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6~7차례 선거하는 동안 지방자치 외형은 20살이 넘는 청년으로 성장하였는데 문제의 도심하천에서는 주민이 참여하여 함께 걱정하고 강화된 자치역량으로 막힌 곳을 뚫고 해결해나가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고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주인 없는 공사 현장만 씁쓸할 뿐이다. 이런 공사는 준공되어도 뒷말만 무성하고 행정의 신뢰성은 무너지고 만다. 
공직자는 1년에 두 차례 인사발령이 나고 3년 남짓 재직하니까 준비해서 준공까지 8년이 소요되면 평균 3번 이상 교체되어 담당자들도 초임처럼 늘 새롭다. 고비마다 머리를 맞대고 간담회도 갖고 설명회를 계속해왔다면 중단되었다 하더라도 내상이 깊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 사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구도심이나 원도심을 중심으로 과밀화되었다가 신도심이나 대도시로 주거가 옮겨가고 상권이 빠져나가면서 슬럼화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동안 자치단체들은 구도심정비 필요성을 공감해왔지만 재정능력이 부족해서 수수방관해왔다. 
늦었지만 정부가 공모사업에 착수하였고 각 시·군마다 적게는 2곳에서 많게는 5곳까지 선정된 것은 매우 잘 된 일이라 평가한다. 뉴딜사업은 준비 단계부터 도심재생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을 한다. 통상 1% 주민이 재생위원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절대 다수의 주민은 생업에 바쁘고 잘 몰라서 참여를 기피하거나 마을 대소사에 참여한 경험이 없다보니 불참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참여한 재생위원들조차 기본 소양이 부족하다보니 통상 기획사 주도로 진행된다. 이런 정서가 바탕에 깔려있기도 하지만 재생사업이 완료된 곳을 가보면 참여한 위원들조차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이 사업의 어려움인데 주민의 99%가 불참하였으니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민이 참여하지 않는 마을 자치는 엄밀한 의미에서 자치가 아니다. 따라서 참여한 1%의 재생위원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나머지 주민도 함께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주기적으로 설명회 형식을 빌려 이해관계가 있는 전체 주민들에게 진행상황을 알려드리고 참여를 독려하며 의견을 물어야 한다. 이처럼 소통하는 방식이 손자병법의 우직지계(迂直之計 ; 우회하는 것 같지만 이는 곧 질러가는 것이다)와 같은 전략적 성찰이자 주민참여 자치행정의 실천일 것이다.
하천정비 사업이든 도심재생 뉴딜사업이든 시민이 동반자나 섬김의 대상이 아니라 장애물 내지는 거추장스런 존재로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의아심이 들 정도로 막무가내인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물론 공공의 일은 하면서 관행적으로 일정 시점까지 업무상 대외비로 취급하여 행정절차를 원만하게 처리한 다음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보다 앞서 지방자치를 정착시켜온 서유럽에서는 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사업들은 생명력이 약한 반면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사업들은 지속발전이 가능하다는 사실들이 입증되어왔다. 주민이 참여하는 풀뿌리 자치는 시간비용이 들고 의견이 분분하여 일을 추스르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할지라도 이제는 주민이 주인인 세상을 열어가야 한다.
관이 입맛대로 하려고 대중의 지혜를 배제하는 것은 퇴행적 사고이자 좀비와 같은 짓이다. 대전·충남의 도심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는 여러 형태의 구도심 정비사업의 현안과제가 무엇인가 진단해보면 주민을 참여시키고 중지를 모아가며 일을 일답게 추진하는 것이리라!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와 공직자의 화이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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